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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이오 산업은 지금 전쟁중
2. 바이오 산업은 지금 전쟁중
  • 손영욱
  • 승인 2000.06.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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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기업들 경쟁적 투자...제약회사들도 벤처 사냥 앞다툼
19세기 말 금을 찾아 전세계 각지에서 북미 대륙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여기서 유래한 말이 골드 러시! 골드 러시가 끝난 지금 또다른 러시가 꿈틀대고 있다.
생명공학의 미래를 찾아 달려가는 벤처와 투자자들의 무리. 우리는 지금 ‘바이오 러시’(Biorush)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96년 복제양 돌리의 탄생은 생명공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파편처럼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속속 생겨났다.
지난 1월에는 미국의 셀레라 제노믹스(Celera Genomics)가 90년부터 전세계 연구기관이 참여해온 인간게놈프로젝트보다 한발 먼저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발표해 세계를 뒤흔들었다.
셀레라 제노믹스의 주식은 발표 하루 만에 29%나 폭등했다.
올 초 3개월 동안 나스닥의 바이오 테크닉 지표 (Bio-Technic-Index)는 80%나 상승했다.
그러나 이후 2개월 동안 정확히 80% 하락했다.
바이오 러시가 벌써 막을 내린 것일까. 그러나 바이오 산업의 미래가치를 믿는 투자자들은 거품이 빠진 이후 공격의 기회를 노린다.
비약적인 기술 개발이 바이오 산업 열풍 불러 바이오 산업이 이처럼 성공한 것은 대량의 유전자 연구를 가능하게 한 최근 몇년간의 기술개발 덕분이다.
유전자 효소 촉매제 연쇄반응(PCR, Polymerase Chain Reaktion) 기술의 공이 컸다.
유전자 복사기라 할 수 있는 이 기술로 유전자 연구에 필요한 유전자 조각들을 대량으로 복사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연구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스크리닝(Screening)이란 기계의 개발도 바이오 산업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이 기계 덕택에 매일 십만가지 이상의 물질의 효능을 테스트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적은 비용으로 정확한 실험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기계가 개발되기 전에는 실험실에서 하루에 많아야 2만가지 물질을 테스트할 수 있었고, 그것도 매우 비싸게 먹혔다.
이 두가지 기술이 유전자 연구에 엄청난 연구비 절감과 시간단축을 가져다 주었고, 이것이 중소 규모의 바이오 벤처기업 창업열풍의 배경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수많은 실험들로부터 최종 성과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실험정보를 처리·분석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여기서 탄생한 생명정보공학(Bioinfomatrics)도 바이오 산업 성장의 또 하나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독일 하이델베르크에 소재한 회사인 라이온 바이오사이언스가 제작한 바이오스카우트(bioSCOUT), 어레이스카우트(arraySCOUT) 등의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이다.
이들 소프트웨어는 일반 회사의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인 오라클처럼 바이오 연구소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프로그램들이다.
미국의 셀레라 제노믹스가 초고속으로 인간유전자 지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기술력들의 발달을 전제로 하고 있다.
바이오 산업의 역사는 80년대 초반 미국의 제넨테크(Genentech)가 개발해 특허를 딴 당뇨병 치료제 인슐린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인슐린은 매년 10억달러의 매상을 올리는 효자상품이 됐다.
그 이후로 바이오, 유전자 기술에 의한 75개 약품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800개 시약품이 임상실험단계에 있으며, 이 가운데 230개가 수백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최종적인 ‘임상실험 3단계’ 과정에 있다.
또한 올해 말까지 약 50개의 약품이 시장진출을 위해 특허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특허를 취득한 제품과 함께 임상실험 3단계에 있는 제품의 수는 바이오 벤처기업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척도이다.
제약회사들 유망한 벤처기업 사냥 나서 바이오 산업 분야에서도 지난해에 세계적으로 49개의 합작과 합병이 이뤄졌다.
지금까지 250억달러의 판매고를 낸 인슐린의 특허권도 앞으로 5년밖에 남지 않았고, 임상실험 3단계에 들어간 230여개의 제품 대부분이 중소 벤처기업에서 연구되고 있다.
이런 사실은 거대 제약회사를 궁지로 몰아넣었고, 다급해진 제약회사들이 연구분야에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 사냥에 나선 것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은 지난해 존슨앤존슨과 센토코(Centocor) 사이에서 이뤄졌다.
센토코는 심장병 연구에 탁월한 기업으로 리오프로(ReoPro)라는 혈액응고방지제를 생산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이 이 회사를 합병하기 위해 쏟아부은 돈은 무려 49억달러였다.
독일에서는 거대한 합병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바이오 벤처기업과 거대 제약회사간의 역할분담이 틀을 갖춰가고 있다.
작은 기업은 연구를, 큰 기업은 개발된 신약을 시장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바이에르도 미래를 위해 전세계 18개 바이오 벤처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10억달러를 투자해 연구실적을 공유·분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세계가 생명기술의 산업화라는, 21세기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 벤처 옥석 가리는 방법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위험천만한 일이지만 적절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
독일 벤처 투자가들은 투자위험 수위에 따라 바이오 산업을 정확히 분류하고 이를 적절히 조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유럽의 예를 들면, 바이오 산업은 아래처럼 분류할 수 있다.
1. 바이오 벤처기업 연구중심의 기업으로 획기적인 치료법이나 의약품이 개발될 경우 시세가 수직상승할 수 있다.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또한 투자 시기를 선택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셀레라 제노믹스의 주가는 25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정확히 한달 만에 100달러 이하로 곤두박질쳤다.
바이오 벤처기업의 미래가치는 임상실험 3단계에 있는 제품의 수와 특허권을 획득했거나 획득가능한 제품 수가 결정한다.
애보텍(Evotec): 독일 바이오 관련 주식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이 애보텍이다.
애보텍은 신약개발 회사로, 하루에 5만개의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애보텍이 보유한 테스트 시스템은 값싸고 빠르기로 정평이 나 있다.
로헤(Roche), 화이저(Pfizer), 노바티스(Novatis) 등 굴지의 제약회사들이 연구자금을 대고 있다.
바헴(BACHEM): 펩티드(peptide)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스위스 기업이다.
기업성장률이 바이오 기업의 평균성장률을 웃돌고 있다.
다른 바이오 기업과 달리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사업영역도 제약산업까지 확장하고 있다.
2. 연구기자제 개발 기업 금광이 개발되면 괭이나 삽을 만드는 회사도 큰 돈을 번다.
이는 바이오 러시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연구기술 및 기계 개발 업체, 이들이 없는 바이오 산업의 부흥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대박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사이바이오(CYBIO): 스크리닝(Screening) 기술을 대변하는 기업이다.
독일의 전통 광학기업인 옌옵틱 (Jenoptik)이 출자한 기업으로 99년 노이에마아크트에 상장했다.
상장 일주일 만에 주가가 150% 상승했다.
바이에르, 노바티스(Novartis), 로헤(Roche) 등 이 기업의 주 고객만 보아도 가능성을 낙관할 수 있다.
키아젠(QIAGEN): 독일과 네덜란드의 합작기업이다.
인간 및 동식물 유전자 연구 기본소재인 핵산(뉴클레오시드)을 분리, 정제, 재처리하는 기술에 있어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250개의 제품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특허권을 가진 상품이 무려 200개에 이른다.
상장 초기엔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블루칩으로 평가받고 있다.
3. 생명정보공학 기업 최근 유전자 연구는 시험관보다는 ‘마우스 클릭’으로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오 기술은 컴퓨터 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데, 특히 데이터베이스 기술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아직까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어서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는 평을 듣는다.
올 하반기 노이어마아크트에 상장계획서를 제출해놓고 있는, 라이온 바이오사이언스(Lion Bioscience)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엠베게 비오테히(MWG BIOTECH): 90년에 설립된 회사로 작년 3월 노이어마아크트에 상장했다.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유전자 연구기구 개발, 연구정보 분석 서비스 등이 주요한 사업영역이다.
이미 미국 3대 제약회사와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올 봄 진행됐던 주식시장 조정국면을 거치면서도 주가가 큰 폭의 변동없이 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4. 전통 제약회사 마지막으로 오래 전부터 블루칩으로 분류돼온 제약회사들이 있다.
지난해 유럽 여러 나라의 보건제도 정비 여파로 주식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
최근 각종 전략적 제휴와 합병 소문에 휩싸여 있다.
이들 대부분은 바이오 열풍에 사운을 걸고 제휴기업을 찾고 있다.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쉐링(Schering): 바이에르와 더불어 독일을 대표하는 제약회사다.
지난 3월 말 세개의 바이오 자회사에 대한 상장계획서를 제출한 이후 주가가 하루에 20% 넘게 상승했다.
기업 전체의 판매량 가운데 30%를 바이오 제품으로 채우는 등 바이오 기업으로 발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바이에르(Bayer): 아스피린으로 너무나 잘 알려진 독일 최대의 제약회사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바이오기업 연구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바이오 산업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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