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마일리지의 야무진 꿈과 희망 전자화폐의 한 축으로 마일리지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항공사에서 시작된 마일리지 서비스는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꽃을 피웠다.
인터넷 사이트치고 마일리지 포인트를 제공하지 않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마일리지는 당장 현금이 없어도 발행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실제 현금이 있어야만 이를 전자화해 간직할 수 있는 전자화폐와 다르다.
하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현금화할 수 있고, 물건을 살 때 실제 화폐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잠재적 전자화폐로 분류할 수 있다.
일종의 사이버 어음인 셈이다.
그러나 마일리지는 화폐로서의 역할보다는 단골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써 구실이 크다.
특정 사이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화폐로서의 의미보다는 고객관리 차원의 서비스라는 의미가 강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
최근 마일리지를 전자화폐의 위치로 끌어올리고, 나아가 사이버상의 새로운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골드뱅크는 지난달 29일 미국 빈즈닷컴, 중앙종합금융과 합작으로 빈즈닷컴코리아를 설립하고 국제적 호환 마일리지인 ‘빈즈’(beenz)를 국내에서 발행한다고 밝혔다.
빈즈는 현재 세계 300여개 사이트에서 호환되는 일종의 통합 마일리지다.
빈즈를 마일리지로 사용함으로써 인터넷 업체는 사용범위가 대폭 확대된 고품질의 마일리지를 회원에게 제공할 수 있다.
회원 로열티가 높아지고, 가맹사이트의 회원들이 자신의 사이트를 방문하게 만드는 마케팅 효과를 기대한다.
빈즈를 사용하려면 각국의 빈즈 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한 뒤,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이후 회원들은 300여개 빈즈 가맹 사이트를 방문해 광고를 클릭하거나, 회원에 가입하는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 빈즈를 벌 수 있다.
이렇게 벌어들인 빈즈는 즉시 현금화할 수 있고, 가맹 사이트에서 물건을 살 때 자유롭게 쓸 수도 있다.
인터넷 업체들은 단순히 ‘빈즈’를 구매함으로써 가맹 사이트가 되면서, 전세계 빈즈 회원들을 고객으로 맞이할 수 있다.
빈즈는 기업과 기업간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하는 거래금액을 대신 지불할 수도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 완벽한 통화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맹 사이트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빈즈는 사실상 표준통화로 자리잡게 된다.
골드뱅크는 이 빈즈의 국내 발행업체인 빈즈닷컴코리아를 오는 7월부터 개장할 계획이다.
메타랜드 www.metaland.co.kr의 마일리지 서비스도 독특하다.
메타랜드는 미국 마이포인트와 제휴해 지난해 12월부터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 ‘넷포인트’ www.netpoints.com를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 역시 가맹 사이트를 모집해 통합 마일리지를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네티즌들은 넷포인트 사이트에서 회원으로 등록한 뒤, 가맹 사이트에 들러 회원으로 등록하거나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넷포인트를 획득하게 된다.
획득한 넷포인트는 다시 넷포인트 사이트에서 다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지난 4월 말 회원 100만명, 마일리지 판매매출 10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두루넷, 옥션, 제일화재 등 60여개사가 가입돼 있다.
넷포인트가 빈즈와 다른 점은 넷포인트를 얻기 위해선 꼭 넷포인트 사이트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보상도 넷포인트 사이트에서만 이뤄진다.
사이버 통화로서의 역할보다는 마케팅 수단으로서 역할에 초점을 맞춘 탓이다.
메타랜드는 최근 넷포인트를 통합 마일리지를 사이버상의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하반기부터는 넷포인트 사용처를 가맹 사이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메타랜드쪽은 “넷포인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이버상의 기축통화가 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이 목표로 가기 위한 마케팅 차원의 활동”이었다고 강조한다.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 업체로 주목받는 곳이 서프골드코리아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서프골드의 국내 지사인 이 회사는 지난 3월부터 ‘서프골드 포인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포인트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로, 차이가 있다면 서프골드 포인트를 각 가맹 사이트에서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 보상은 서프골드 사이트에서만 할 수 있다.
이 사이트도 아직은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가맹점이 확대되고 통합 마일리지의 범용성이 커지면 궁극적으로 사이버 통화로 간다는 목표다.
전자화폐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한 가운에 한쪽에서는 벌써 사이버 통화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