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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SVC테크놀로지 우광수 대표
[페이스] SVC테크놀로지 우광수 대표
  • 유춘희
  • 승인 2000.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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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회사 뒤에는 고객이 있다
통신·네트워크 전문 SI업체를 표방하는 SVC테크놀로지는 92년에 만든 ‘두얼’이라는 회사가 전신이다.
그때는 대만산 네트워크 장비를 들여와 파는 단순 유통업에 그쳤지만, 지금은 자체 개발한 서버에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을 심고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로 탈바꿈했다.
주력 제품은 인터넷 전용 서버 ‘포트라’ 시리즈. 인터넷/인트라넷용으로 쓰기 편하도록 각종 디바이스를 하나의 커널에 정리해 인터넷을 통한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였다.
시스템 안정성이 크게 증대됐다는 평을 듣는다.
방화벽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어 보안서버로도 쓸 수 있다.


회사 역사가 8년이 넘었으니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가 적지 않을 법하다.
그러나 우광수(47) 사장은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할 능력은 못된다”며 겸손해 한다.
팔 수 있는 만큼만 성실하게 팔겠단다.
판매량이 최적치를 넘거나 너무 큰 사이트라면 서비스를 제대로 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포트라는 애플리케이션이 비교적 단순한 학교 시장을 겨냥한다자체 개발 인터넷 서버 ‘포트라’로 재기…창업 8개월 만에 50억원 매출 올려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늘어 외국계 서버를 들여와 팔아도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텐데 그는 서버 개발을 고집했다.
힘들었지만 보람은 크다.
현재 전체 매출의 80%가 서버에서 일어난다.
“외국 브랜드 가지고 해봤자 남 좋은 일만 시킬 뿐”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두얼을 경영할 때 똑같은 일로 곤혹을 치렀으면서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는 94년에 네트워크 운영체제(NOS) ‘한틀’을 개발한 적이 있다.
당시 유통되던 제품이 한글만 뒤집어씌운 것에 불과하고 서구 비즈니스 환경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어서 우리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개발을 밀어붙였다.
노벨 네트웨어가 건재한 상황에서 국산 NOS는 시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처지였다.
주변에서도 “무모한 짓”이라고 했다.
파일과 프린팅 공유 같은 기본적인 NOS 기능을 갖추고 가격도 쌌지만 ‘역시’ 좌절해야 했다.
검증되지 않은 브랜드의 벽을 못 넘은 탓이다.
하지만 그때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
“어차피 써야 할 제품이라면 누군가는 한국 업무환경에 맞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우 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고객 중심’이다.
누구나 하는 진부한 말이지만 그에겐 의미가 다르다.
회사가 어려웠을 때 발가락이 부르트게 고객을 찾아다녔다.
고객은 사장이 직접 뛰는 것을 반겼다.
“성공하더라도 아는 체를 해달라”는 얘기에 고객과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갖겠다는 원칙을 굳혔다.
회사 이름 ‘SVC’는 영어단어 세개를 조합한 게 아니라 다름 아닌 ‘Service’를 줄인 말이다.
“회사가 잘 되려면 고객과 같이해야 한다”는 게 경영신조가 됐고 기업문화가 됐다.
좌절을 경험하지 않고는 행복의 참 맛을 느낄 수 없다.
창업 8개월 만에 5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 성공이 빛을 발하는 것은 한차례 실패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IMF 경제 위기 때 그는 30억원의 손실을 입고 빈털터리가 됐다.
빚쟁이에 몰려 거의 숨어 지내다시피 하다 PC방 특수를 타고 다시 일어나 달렸다.
전국 어느 곳이든 PC방이 생긴다는 소리만 들으면 쫓아다니며 서버를 팔았다.
승합차로 4개월 동안 달린 거리가 7만km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기가 막혀 눈물도 많이 흘렸다고 한다.
그래서 손에 쥔 돈이 1억5천만원. 지금의 SVC테크놀로지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밑천이 됐다.
“좌절은 고통이기 이전에 기쁨을 깨닫게 하기 위한 신의 격려라고 믿는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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