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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원천기술] ② 나노입자 산화물 태양전지
[IT원천기술] ② 나노입자 산화물 태양전지
  • 박남규(한국전자통신연구원)
  • 승인 2000.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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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태양전지를 향해 쏴라 고효율 저비용 태양전지 개발 목표…반도체 접합 전지는 값비싸 한계 부딪혀 마이크를 잡은 9시 뉴스 앵커의 얼굴에 비장함이 감돈다.
중대한 발표가 있는 낌새다.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방송을 중단합니다.
내일 지구에 남아 있는 마지막 원유가 고갈됩니다.
앞으로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시설은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 암흑시대에 대한 불안은 아직은 가상현실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는 실제로 닥쳐올 수도 있다.
그때 구원의 빛이 될 수 있는 게 언제나 우리 머리 위에서 빛나는 태양이다.
태양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값싼 태양전지만 있다면 석유가 고갈돼도 두려울 게 없다.
솔라셀(solar cell) 또는 포토볼타익(photovoltaic) 등으로 불리는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전기로 직접 바꿔주는 ‘발전소’ 같은 구실을 한다.
태양전지는 한정된 지구자원이 아닌 무한한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또한 공간적 제약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지구표면에 도달하는 연간 태양에너지의 총량은 전 세계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약 1만배에 이른다.
태양전지는 주로 가시광선 영역을 이용하는데 가시광선 영역의 태양에너지를 10%만 전기에너지로 바꿔도 인류가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이 된다.
태양전지는 이미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일부가 돼 있다.
간단하게는 계산기나 손목시계에서, 복잡하게는 항공우주 및 전자통신 장비 전원으로 태양전지를 이용하고 있다.
암흑 시대를 대비한 태양전지 개발 태양전지의 역사는 18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프랑스 물리학자가 처음으로 어떤 물질이 빛에 노출될 경우 전류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1870년 독일 물리학자 하인리히 헤르츠가 이 셀레니움이라는 고체물질의 특성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셀레니움을 사용한 태양전지는 에너지 변환효율(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비율)이 1~2%에 지나지 않았다.
1954년 벨연구소가 처음으로 결정성 실리콘 물질을 이용해 약 4%의 에너지 변환효율을 갖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태양전지는 1958년 뱅가드, 익스플로러, 스푸트니크 등 위성에 장착되면서 항공우주산업의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태양전지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에 일반에 보급되지는 못했다.
1970년대 오일 파동은 태양전지의 필요성과 상용화에 대한 중요성을 한층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 많은 석유회사들이 태양전지 자회사를 설립해 연구개발 및 생산에 참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동통신과 인터넷 발달로 이어지는 21세기에는 무선통신의 동력원으로 공간적 지배를 받지 않는 태양전지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효율과 저비용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효율은 높지만 가격이 비싸면 특정 분야에만 태양전지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최소한 현재 전기료와 맞먹을만큼 싼 가격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것이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태양전지는 크게 두가지 타입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두개의 반도체를 물리적으로 결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광전기화학적인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반도체 접합 태양전지로 현재까지 상품화됐거나 연구되고 있는 물질은 실리콘, 갈륨비소 등이 꼽힌다.
이론적인 에너지 변환효율은 갈륨비소가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리콘이나 갈륨비소를 이용한 태양전지는 가격이 비싸 대중적으로 널리 보급되는 데 한계가 있다.
광합성 원리를 이용한 광전기화학적 태양전지도 한창 연구가 진행중이다.
91년 스위스 그랏젤그룹에서 발표한 ‘염료감응 나노입자 산화물 광전기화학적 태양전지’는 에너지 변환효율이 실리콘 태양전지에 버금갈만큼 높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근 개발에 성공했다.
나노입자 산화물 태양전지는 산화물을 나노(100만분의 1mm) 크기로 잘게 만들어 반도체 전극을 만들고, 이것을 투명전도성 유리 위에 접합시킨 것이다.
산화물 입자는 빛에 민감한 감광성 염료 분자로 표면처리해 빛의 수용성을 높인다.
산화물로는 현재까지는 티타늄산화물(TiO2)이 가장 효과적인 물질로 알려져 있다.
나노입자 산화물 태양전지의 원리 나노입자 산화물 태양전지를 좀더 세부적으로 설명하면 <그림>과 같다.
염료분자가 태양빛(가시광선)을 흡수하면 안정한 바닥 상태에 있는 전자가 들뜬 상태로 전이하게 되고, 들뜬 상태로 전이된 전자는 반도체 산화물 전극으로 주입된다.
이 전자는 나노입자간 계면을 통해 투명전도성 막으로 전달돼 전류를 발생시키게 된다.
염료 분자에 생성된 정공(전자 전이로 인해 전자가 부족하게 된 상태)은 산화-환원 전해질에 의해 전자를 공급받아 원상태로 돌아간다.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태양전지가 작동하는 것이다.
나노입자 산화물 태양전지는 환경적으로 해가 없는 재료들을 사용할 뿐 아니라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에 버금가는 에너지변환 효율을 가진다.
무엇보다 제조단가가 실리콘 태양전지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고효율과 저비용이란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나노입자 산화물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로 부각되고 있다.
나노입자 산화물 태양전지는 인공위성이나 우주비행 탐사선은 물론이고 비상전화, 가로등, 휴대전화, 노트북, 오지의 기지국 등 어디나 장착이 가능하다.
특히 태양전지의 부피가 페인트 한꺼풀 정도의 두께밖에 되지 않아 휴대전화의 기존 리튬이온 전지와도 연동시킬 수 있다.
낮에는 태양전지로, 밤에는 리튬이온 전지로 쓸 수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가 검은색을 띠고 있어 불투명한 데 비해 나노입자 산화물 태양전지는 투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폭넓은 응용이 가능하다.
예컨대 자동차나 빌딩 유리에 쉽게 장착할 수 있어 사용자들도 밖의 경관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하기 위한 각축전 태양전지 개발은 미국, 유럽, 일본 및 호주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모두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국립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초에서부터 제품까지 폭넓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다양한 태양전지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값비싼 재료를 사용하는 단결정 실리콘 태양전지는 고효율을 필요로 하는 특수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하지만, 싼값의 보급형 태양전지는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환경이나 에너지 문제를 풀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선진국과는 대조적으로 국내는 태양전지 분야에서 거의 불모지다.
우리나라에서는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다.
세계 경제전문가들은 고유가 시대가 도래할 경우 가장 심하게 타격을 받을 나라로 한국을 꼽는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어떤 나라보다 대체 에너지 개발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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