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해외증시] 나스닥 짓누르는 펀더멘털
[해외증시] 나스닥 짓누르는 펀더멘털
  • 김영호 대우증권
  • 승인 2001.06.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분기 기업실적 예상 하회·경기둔화 지속… 전통주로의 자금이동 계속될 듯 반도체 경기와 주가가 이미 바닥을 지났다는 주장, 미국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 기업실적 악화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었다는 시장의 평가 등은 4월 4일 이후 나스닥 지수의 상승을 이끌어 온 주요 테마였다.
나스닥 시장이 대세상승 국면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장중 한때 나스닥 지수 2000 포인트가 붕괴되면서 시장은 다시 약세론자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호재에 민감하고 악재에 둔한 시장 분위기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최근 나스닥 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역시 펀더멘탈에 관련된 것이다.
우선 6월 들어 시작된 2분기 기업실적 사전 발표치가 시장의 예상을 벗어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부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대체로 기업실적이 예상을 하회(negative surprise)하고 있다.
둘째는 거시경제 측면에서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경기둔화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의미한다.
지난 주 발표된 거시지표들을 살펴보자.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5월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가속화에 대한 우려는 아직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5월 산업생산이 시장의 기대(-0.4%)보다 크게 낮은 전월대비 -0.8%를 기록했고, 5월 소매판매 역시 시장의 컨센서스(0.3%)보다 낮은 0.1%를 기록했다.
결국 물가는 안정되었지만 경기는 여전히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의 추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까지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6월 26일과 2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0.25% 포인트 인하에 그칠 전망이다.
펀더멘탈이 전체 시장의 상승을 압박하는 가운데 2000년 3월 이후 성장에서 가치, TMT(통신·미디어·정보기술)에서 비TMT로의 자금이동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일종의 불균형 해소과정이라 할 수 있다.
90년대 하반기 내내 주식시장은 성장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TMT 업종에 자금을 집중시켜 왔다.
이런 신경제 부문의 성장 잠재력이 구경제보다 큰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시장의 기대가 너무 과도했다는 점이다.
당연히 버블 붕괴의 형태로 조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성장에서 가치로의 매기 이동 역시 이런 불균형 해소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은 비단 미국시장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국 시장도 2000년 5월 이후 성장에서 가치로 시장의 관심이 점차 이동했다.
올해 들어 미국시장에서는 다소 주춤한 반면 한국시장은 6월 현재까지 가치로의 복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성장이라는 개념이 주식시장의 관심을 다시 끌기 위해서는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시장의 확신이 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늦어도 올해 말 미국경기가 회복된다고 전제하면 하반기에 나스닥 시장이 상승세로 반전될 것이라는 중기적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6월 하순 나스닥 시장은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심하고 예측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기업실적 사전경고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개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스닥 2000 포인트가 일시 붕괴될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시장 역시 당분간 해외로부터 강력한 주가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승보다는 하락 조정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