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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탐방] 네오캐스트
[벤처탐방] 네오캐스트
  • 김상범
  • 승인 2000.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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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태 63년생 87년 명지대 무기재료공학과 졸업 87~95년 컴퓨터 전문지 기자 95년 드림정보시스템 대표 96년 다락원 입사, 온라인 사업기획 97년 (주)캐스트메일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 기획 98년 8월 네오캐스트 설립
나의 승부수, 이메일 방송국 원투원 솔루션 '메일슈트'가 주력상품.... 2002년을 기대한다.
좋은 기술로 무장했거나 아이디어가 좋은 제품일지라도 때를 잘못 만나면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특히 너무 앞서 나와 아쉽게 물러나거나, 언제 그런 게 있었느냐는 식으로 기억에서조차 사라진 제품이나 기술들을 종종 보게 된다.
네오캐스트 www.neocast.co.kr도 자칫하면 그럴 뻔했다.
지금이야 너도나도 일대일 마케팅, 원투원 마케팅을 들먹이지만, 98년 네오캐스트가 처음 솔루션을 들고 시장에 나왔을 때는 제품설명을 위해서만 대여섯번씩 고객을 방문하는 게 예사였다.
그렇게 해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데까지 보통 3개월 정도 걸렸다.
그나마 첫해 딱 두카피가 팔렸다.
“원래 목표는 다섯카피”였는데 그마저도 반을 채우지 못했다.
“처음 이 제품을 기획하고 개발하자고 했을 때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시장성이 없다는 거였죠. 두카피를 팔고 나니 그때 만류하던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휙휙 지나가더군요” 네오캐스트 김병태(37) 사장은 조금은 쑥스러운 듯 사업 초기를 떠올렸다.
김 사장이 원투원 마케팅 솔루션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 97년. 주변기기 전문 업체인 가산전자 계열사 캐스트메일에서 마케팅 기획담당으로 있으면서 원투원 마케팅 솔루션의 필요성을 ‘예감’했다고 한다.
제품기획을 하고 엔지니어들을 독려해 탄생한 솔루션이 현재 네오캐스트의 주력제품인 ‘메일슈트’(Mailshute). 인터넷의 확산에 따라 이메일 사용자가 급속히 증가하는 걸 보고, 단순히 의사를 주고받는 데 그치는 이메일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면 어떨까 하고 궁리한 결과물이었다.
회원 정보가 저장된 데이터베이스에서 특정 타킷의 고객을 자동으로 선별해, 집중적으로 마케팅 메일을 보내주는 소프트웨어가 메일슈트였다.
“인터넷의 한계랄까, 그런 것을 느꼈지요. 이메일도 제대로 활용이 안되고 있다고 생각했구요. 정보가 많아질수록 효과적인 마케팅 툴이 필요할 거라 믿었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도 비슷한 제품들이 막 발표되던 시점이어서 될 거란 생각이 들었죠.” 그러나 메일슈트는 탄생과 함께 사장될 운명에 처했다.
모회사인 가산전자가 IMF 한파에 부도위기에 몰리면서 자회사인 캐스트메일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힘들게 기획해 만든 제품을 허무하게 묻을 수가 없었습니다.
조금만 버티면 될 것 같아 개발자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회사를 하나 설립했죠 ” 이렇게 해서 98년 9월 네오캐스트를 세웠다.
김 사장도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
원투원 마케팅 솔루션의 시장성을 예감하긴 했지만, 회사를 세워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야 할 줄은 미처 예감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실 사업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캐스트메일에 들어가기 전에 한 1년 정도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한 마케팅 툴 개발 업체를 운영했죠. 하지만 네오캐스트 창업은 너무 빠른 시작이었습니다.
너무 빠른 시작, 기자의 감각에서 비롯 김 사장이 남들보다 앞서 제품을 기획할 수 있는 데는 기자 출신다운 민첩한 감각이 한몫했다.
그는 87년부터 8년 동안 컴퓨터 전문지 기자로 일했다.
누구보다 앞서 최신 기술과 시장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기자의 감각이 ‘될 것 같은’ 제품의 기획을 가능하게 했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체적으로 시장을 내다볼 수 있는 눈을 키울 수 있었거든요.” 그러나 기자 출신이어서 어려웠던 점도 분명 있었다.
그건 자신의 문제였지만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갑과 을이란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거기서 기자는 늘 갑이었고. 그런데 갑자기 을의 위치에 서려니까 잘 안되더라구요. 고객이 만나자고 하면 회사로 찾아갈 생각을 못하고 어디 중간쯤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 이런 쓸데없는 자존심을 완전히 벗어버리고 비즈니스맨이 되기까지 3년은 걸린 것 같다며 김 사장은 멋쩍어했다.
이제는 자리를 잡았냐구요, 시작이지요 네오캐스트는 원투원 마케팅 시장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제품을 선보였을 때나 지금이나 특별한 경쟁업체나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대 이상으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고객들 문의에 일일이 답하느라 영업을 위한 직접 방문은 엄두도 못내고 있지요.” 올해 네오캐스트가 잡은 매출목표는 50억원. 지난해 5억원에서 10배나 높게 잡았다.
상반기 결산을 못했지만 지금까지 17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다.
원래 하반기에 매출이 많이 일어나는데다 얼마 전 미국에 세운 현지법인이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면 매출목표 달성은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그러나 김 사장이 시장을 무작정 낙관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시장이 돌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대형 솔루션들이 속속 한국에 진출하고 있고, 국내 업체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넷퍼셉션, 브로드비전 따위의 외국업체들은 단순한 이메일 마케팅 솔루션을 넘어 회원들의 성향분석까지 가능한 기능을 갖추고 기술적 우위를 앞세우고 있다.
“경험에서 나오는 얘기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는 회원성향 분석까지 가기 위한 인프라가 안돼 있어요. 그래서 외국제품의 경우 아직 가격대비 효율성이 떨어지지요. 그렇지만 분명 그런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맞아요. 저희도 준비한 게 있습니다.
오는 8월쯤 발표할 겁니다.
” 외국 제품의 진출 못지않게 신경쓰이는 것이 국내 경쟁업체의 출현이다.
특히 이 업체가 마케팅 측면에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더구나 새로 등장한 경쟁업체의 엔지니어는 97년 캐스트메일에서 ‘메일슈트’ 개발에 함께 참여했던 사람이다.
젊은 기업, 젊은 마인드가 자랑 여느 벤처기업과 마찬가지로 네오캐스트도 젊은 기업이다.
직원 24명의 평균 나이가 20대 후반 정도다.
김 사장과는 1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김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젊은 오빠’다.
매달 열리는 회식자리에 빠지지 않고, 나이보다 훨씬 젊다고 주장하며 나이트클럽까지 이어지는 2, 3차에 악착같이 따라붙는다.
그런 사장을 직원들이 부담스러워하지 않는 것은, 김 사장의 젊은 마인드 탓이다.
네오캐스트 직원들은 거의 대부분 주주다.
김 사장은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 “연봉을 조금 넘게 받겠느냐, 주식을 받겠느냐”고 제안을 한다.
물론 주식은 그냥 준다.
이렇게 해서 현재 직원들이 네오캐스트의 지분 30%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 자신의 지분보다도 많다.
“특별한 철학은 없구요, 그냥 자율적으로 책임지고 일하라는 생각에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냥 바쁜 비즈니스맨으로 만족하고 있고 또 그렇게 살 겁니다” 경영철학이 어떤 것이냐는 다소 거창한 질문에 대한 김 사장의 대답은 단순했다.
김 사장은 단지 여유가 없어 차 트렁크 속의 낚시도구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게 아쉽다면 아쉽단다.
이메일만 할 겁니다 김 사장의 낚시도구는 한참 더 먼지더미에 쌓여 있어야 할 것 같다.
미국 현지법인에 이어 일본 시장에도 나가볼 생각이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준비가 지금 제일 머리를 싸매게 하는 현안입니다.
지난 4월 미국 컴덱스에 갔는데 현지 반응이 꽤 괜찮았습니다.
자신감도 생겼지만 솔직히 내심 불안한 것도 있거든요.” 김 사장은 지금처럼 인터넷 거품론이 뜨거운 상황에서 자체 솔루션을 갖고 있다는 게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인터넷 거품은 사실 기업들보다는 외부에서 조장한 것 아닙니까. 솔직히 저희야 그 덕을 본 경우지만 거품은 걷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다소 여유도 엿보인다.
“네오캐스트는 이메일만 할 겁니다.
최고의 이메일 솔루션 기업으로 남는 게 목표입니다.
다른 곳에 한눈 팔 여유가 없어요.” 김 사장은 네오캐스트는 하나만 하겠다고 못을 박았다.
전문성의 파워는 영원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도 좀 그럴듯한 꿈이나 비전은 있지 않을까. “방송국을 세울 생각입니다.
” 역시 뭔가 있었다.
“이메일을 이용한 방송국인데요, 아직은 기술적인 문제나 인프라가 해결되야 할 게 많아 2002년쯤 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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