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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장애청소년 인터넷 서바이벌대회 대상 배준후·허순영
[피플] 장애청소년 인터넷 서바이벌대회 대상 배준후·허순영
  • 김윤지
  • 승인 2000.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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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는 훨훨 날 수 있어요
11월2일 오전11시 서울대 호암생활관. 10명의 청소년들이 밝은 표정으로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사흘 동안 생활관에서만 지내다 나와 해방감을 느꼈는지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모습들이 많았다.
이들이 보통 청소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휠체어를 타고 있다거나, 귀에 뭔가를 꽂았다는 것, 그리고 수화를 한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SK텔레콤이 주최한 ‘장애청소년 인터넷 서바이벌대회’ 결선을 치른 5팀의 인터넷 선수들이었다.


경기명혜학교 배준후(21)·허순영(18)군은 이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영광의 얼굴’이다.
100만원 한도의 신용카드와 인터넷만으로 72시간 동안 의식주와 인터넷 활용 관련 과제를 해결하고 문화생활 향유 정도, 네티즌과 교류 등의 기준으로 생활을 평가받았다.
예선을 거친 뛰어난 인터넷 선수들이라 과제해결 능력보다는 생활태도에서 점수차가 많이 났다고 한다.
그만큼 배군과 허군은 적극적이고 밝았다.
“24시간 내내 네티즌들과 함께 있다는 느낌을 전달한 게 우승요인이었던 것 같아요. 매일 방송중계를 하면서 음악도 틀어주고, 날씨도 전해주고, 신문내용도 읽어주고 그랬거든요. 나중엔 방송멘트 쓰는 게 재미있어 더 하고 싶었어요.” 배군은 선천성 뇌성마비 1급으로 잘 때 두시간마다 한번씩 몸을 뒤척여주어야 할 만큼 불편하지만, 컴퓨터에 관한 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자랑한다.
지난해 장애청소년 정보검색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해 일찌감치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점쳐졌다.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터넷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는 할 수 있다’가 팀 이름이었는데 이름대로 된 것 같아 기뻐요.” 대입수험생인 배군과 허군은 모두 전산과에 진학해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단다.
이번 대회를 하면서 배송시간이 너무 많이 드는 문제를 절감해 전자상거래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게 허군의 다부진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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