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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NTT도코모 오보시 회장
[페이스] NTT도코모 오보시 회장
  • 한정희
  • 승인 2000.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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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컴퓨팅은 나의 성공 핵심”

NTT도코모 급성장의 비밀 출판기념 방한…‘고용안정 중요성’ 강조
일본전신전화주식회사(NTT)의 자회사인 NTT이동통신망주식회사는 NTT도코모라는 애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92년 침몰 직전이었던 도코모는 8년이 지난 현재 일본 5천만 이동전화 가입자 가운데 절반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가 됐다.
도코모의 매출은 발족 당시의 약 10배인 4조1천억엔에 이르고, 시가총액은 3조엔에 달한다.
명실상부한 세계적 이동통신 기업이다.
이 성공 신화의 주인공 오보시 코지(68) 회장이 자신의 저서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방한했다.


그는 32년 홋카이도 출생으로 동경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일본전신통화공사 데이터통신본부 영업부장, 일본전신전화 경영기획본부장, 일본전신전화 기업통신 시스템 본부장을 거쳐 92년 NTT이동통신망 대표이사가 됐다.
현재 NTT도코모 대표이사 회장이며, 하얼빈공업대학 고문교수로 있다.
80년대 중반 텔레커뮤니케이션 산업의 규제완화를 추진하던 일본 정부는 당시 적자를 내고 있던 NTT의 이동통신사업부를 분리해 독립회사로 만들었다.
92년 오보시가 이 회사를 맡게 되자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가 한직으로 밀려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한때는 회사를 떠나려고 하기도 했다.
그의 마음을 바꾼 것은 고객들이 보내온 500여통의 편지였다.
당시 이동통신 서비스의 불친절함과 높은 요금을 토로하는 고객들의 편지는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오보시는 전력을 다해 이동통신회사를 살리기로 마음먹었다.
회사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도코모는 과감하게 디지털 통신망에 투자하고 제품 개발시간을 줄여 원가를 절감했다.
그렇게 줄인 비용을 고객에게 돌렸다.
요금을 대폭 내려 고객 중심의 마케팅을 구사한 것이다.
그 결과 93년부터 97년까지 이동통신 가입자 수가 10배나 상승했다.
도코모가 비약적인 성장을 하게 된 계기는 이동통신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예측이었다.
음성뿐만 아니라 문자와 화상정보도 자유자재로 ‘휴대’할 수 있게 하는 것, 컴퓨터 기능도 휴대할 수 있게 하는 것, 즉 모바일 컴퓨팅 실현이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그것에 힘입어 탄생한 것이 이른바 ‘i모드’다.
99년 2월 탄생한 i모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모바일 서비스의 대표 상품이 되었다.
11월9일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보시는 “도코모의 성공은 음성 한계를 예측하고 아무도 준비하지 않을 때 데이터 통신을 연구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덧붙여 “2만6천여 콘텐츠 사업자들에게 누구나 i모드 네트워크망에 콘텐츠를 올릴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오픈한 것”도 주요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보통신 업계에서 잉여노동을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고용안정 부분을 특히 강조하기도 했다.
97년 음성 중심의 휴대전화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어 내리막길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그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이 시점에서 내가 우려한 것은 현재의 수적인 우위에 안주해 시장에 보조를 맞추다 보면 회사도 방심하게 되어 보수적인 기업이 된다는 점이었다.
사람이든 기업이든 성공 체험에 안주하여 현상유지가 목표가 되면 맨 처음 시작할 때의 도전정신과 경영감각이 둔화되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변화무쌍한 자유시장 경쟁체제에서 현상유지는 후퇴나 다를 바 없다.
정체하는 것은 악이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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