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페이스] 티메카 김태진 사장
[페이스] 티메카 김태진 사장
  • 김상범
  • 승인 2000.11.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마존을 인수하겠다”

전세계 80만 전문서적 DB 그물망 자랑…아시아 전문서적 시장 평정할 터
“얼마 전 아마존이나 반즈앤드노블과 인수합병을 주선하겠다며 한사람이 찾아왔습니다.
그때 그랬죠. 5년 후에 아마존과 반즈앤드노블을 우리가 인수할 생각이라구요. 아무말 없이 돌아가더군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서적 유통업체 티메카 www.tmecca.com 김태진 사장(36). 그가 감히(?) 아마존을 맞상대하겠다고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80만권에 이르는 방대한 전문서적 데이터베이스(DB)를 무기로 쥔 그는 누구에게도 꿀릴 게 없다는 듯 자신만만하다.

“아마존 DB가 320만권 정도 됩니다.
그런데 실제 유효한 정보는 그중에 50% 정도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160만권 정도 되겠죠. 이 가운데 일반도서류를 제외한 전문서적은 30~50% 정도거든요. 우리는 전부 전문서적 DB입니다.
의학, 컴퓨터 분야는 이미 아마존을 앞섰구요. 충분히 겨룰 만하겠죠.” 티메카 슬로건도 그의 설명만큼이나 명쾌하다.
‘아마존 가격보다 5% 싸게, 아마존 배송비보다 15% 싸게, 배달은 하루 빠르게’. 물론 시장은 미국이 아니다.
미국 밖 비영어권 국가에 전문서적만을 공급한다는 특화전략이다.
첫 교두보가 한국이고, 지금 일본과 독일에 지사 설립을 준비중이다.
올 연말이면 동시에 오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서적 사업에 뛰어든 것은 6년 전. 88년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UCLA, 노드롭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그는 한국 서적구매상들 통역을 도와준 것이 계기가 돼 서적유통 사업에 발을 들였다.
미국 현지 이스트우드북스에서 5년간 근무하면서 그는 전세계 도서전시회를 돌아다니며 서적 DB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비즈니스에 일찌감치 눈을 뜬 것이다.
그러다 아마존에 뒤통수를 맞았다.
“아마존이 등장하고 아차 싶었지만 미국 밖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면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죠.” DB 작업이 거의 마무리될 무렵인 98년 김 사장은 이스트우드북스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인터넷 서점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1년반 만에 티메카 사이트를 개설했다.
한국 지사는 지난해 말 세웠다.
올 6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가 지금까지 12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대학, 연구소, 대형서점 등에 전문서적이나 학술서적을 공급하고 있다.
80만권의 방대한 DB 그물망의 위력이 이들이 티메카를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주)SK, 북스포유, 와카노, 알타비스타 등 국내 기업들이 티메카 DB를 자체 사이트에 콘텐츠로 올렸다.
티메카는 최근 전문잡지 코너를 개설했다.
, <포브스> 같은 유명 전문잡지를 적게는 60%, 많게는 80%의 할인가격에 판매한다.
그는 “미국 서적유통 구조를 안다면 이 정도 할인판매는 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김 사장은 여기에 더해 4만여종의 전문잡지와 학술서적의 미국 내 가격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국내에서 외국서적, 특히 전문서적을 구입할 때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며 “이것이 공개되면 아마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공개를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국내 서점수입상들의 협박성 전화도 두렵지 않다.
“그래도 해야 돼요. 그동안 너무 많은 돈이 나갔어요. 미국에서도 아마존의 가장 큰 공로는 가격을 공개함으로써 독점을 파괴했다는 거죠.” 그는 국내 대형 업체들의 경쟁력이 지금 현재로서는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호언한다.
“세계적인 도서전시회에 국내 기업들은 임원급들이 와요. 사실 관광 차원이죠. 실무자들이 직접 다니며 시장 상황을 체험하고 땀흘리며 DB 구축을 해온 것과는 다르죠.” 다소 씁쓸한 표정으로 김 사장은 국내 업체의 경쟁력을 분석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도서정가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단 한마디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가격은 시장이 만듭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