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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칼럼] IT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라
[DOT칼럼] IT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라
  • 하만정(한국컴퓨터어쏘시에이츠
  • 승인 2000.06.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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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라
지난 6월 초, 모나코 출장길에 포뮬러-1 세계레이싱선수권대회를 관람할 기회가 있었다.
생생한 자동차경주 현장에서 터득한 것은 레이싱이 단순한 스피드 경쟁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한 레이서에 딸린 수십명의 지원인력이 최상의 경주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차량이 일정 정도 레이싱을 하면 바퀴를 교체하고, 기름을 넣고, 차량 상태를 점검하는 등 레이싱의 한복판에서 선수와 함께 호흡했다.

차량 관리의 과학화는 모든 레이싱팀의 관심사였다.
98년과 99년 연거푸 우승컵을 거머쥔 맥라렌 레이싱팀이 이번에도 차량 상태 정보를 원격제어 시스템으로 입수해, 즉시 필요한 조처를 취함으로써 3연속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원격 차량관리 시스템을 가능하게 한 것은 ‘유니센터 TNG’라는 소프트웨어였다.
바퀴와 엔진의 상태, 주유 시점 따위를 원거리에서 모니터링해 가장 적절한 시기에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판기 관리에도 정보기술이… 이제 정보기술은 생활 편의를 높여주고, 업무 흐름을 개선해주는 단계를 넘어, 이제까지 방식으로는 기대할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사업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할인점 월마트도 정보기술에 힘입어 수천대의 자판기를 관리한다.
자판기 관리인은 회사의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접속해 자신의 담당 구역을 클릭한다.
그러면 3차원 입체영상으로 수천대의 자판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한 자판기를 선택하면 자판기 내부가 보이고 온도, 재고량, 청결도, 제품가격 등이 수치로 나타난다.
콜라 가격이 오늘부터 100원 올랐다면 가격 아이콘을 클릭해 새 가격을 입력하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수천개 자판기의 음료수 판매가격을 수십분 안에 변경할 수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은 이처럼 기업의 생산과 유통 방식, 경쟁력, 시장 구조와 가격 구성, 노동시장 등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특히 신경망 에이전트와 휴먼 인터페이스는 추론과 사고, 행동까지 하는 휴먼 컴퓨터의 도래를 예고한다.
3D 기술은 사이버 공간에서 쇼핑이나 스포츠 관람 등을 현실처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은 디지털 경제 체제를 확립하고, 무형의 지식과 정보 교류를 통해 거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정보기술은 기업 현장에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기업이 경영활동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정보기술은 필수적이다.
경영정보시스템(MIS)과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등 첨단 정보기술의 결과물이 기업의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생산성 제고를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가능하게 해준다.
디지털 경제 충격 완화하기 실제 최근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는 지식관리시스템(KMS)은 기업의 총체적인 지식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성해,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창출하고, 창출된 지식정보를 축적·공유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준다.
또 문서 등 기존 정보뿐 아니라 그동안 사장돼온 인적 노하우와 전문 지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기업의 업무능률을 제고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정보기술이 사람의 사고와 생활습관까지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를 거미줄처럼 연결한 인터넷은 물리적인 거리 개념을 파괴한 것을 넘어서 인간관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매스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기존 ‘대중 관계’(one-to-many)도 인터넷을 통해 다수가 동시에 정보를 주고받는 ‘다중쌍방향 관계’(many-to-many)로 바뀌고 있다.
수시간에 걸쳐 전달해야 할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초에 전송하는 광전송 기술은 누구나 빛의 속도로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근무형태를 만들어냈다.
물론 정보기술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인터넷으로 이뤄진 사이버 공동체에서는 정보 소유 여부에 따라 빈부가 결정되는 새로운 차별이 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정보기술의 발전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며 우리 모두가 지혜롭게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일 뿐이다.
6500만년 전 유카탄 반도에 떨어진 운석 하나가 공룡을 멸종시켰다.
단 한번의 충격이 당시 지구를 지배했던 거대한 동물들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했다.
이제 운석의 뒤를 이어 인류 앞에 새로운 충격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결합으로 등장한 디지털 경제 체제다.
이런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는 개인과 기업, 국가는 공룡처럼 사멸할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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