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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게 플스2를 보여줘!
[미국] 내게 플스2를 보여줘!
  • 이철민 통신원
  • 승인 2000.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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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새 버전 미국 침공…“외부 경쟁에 직면해 인기 오래가지 못할 것" 지난 몇주간 미국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된 것은 단연 대통령 선거와 소니가 새로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2’였다.
대통령 선거는 사상 최대 호황을 이끌었던 클린턴 행정부를 이어 미국 신경제를 이끌어나갈 지도자를 뽑는 일이라 미국인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이 당연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2는 약간 의외라고 할 수 있다.
닌텐도 아성을 무너뜨리고 세가의 추격을 따돌리며 세계 게임기 시장의 60%를 장악한 플레이스테이션의 업적이 놀랍다고 해도, 새로운 버전 출시가 미국 전역을 흔들 정도였다는 것은 언뜻 납득하기 어렵다.
물량의 절반 공급이 일시적 인기 불러와 플레이스테이션2가 이렇게 큰 이슈가 된 것은 몇가지 이유로 이미 예견됐다.
우선 3월 일본에서 플레이스테이션2가 출시되자마자 공급난 때문에 소비자들이 애를 먹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당시 대부분의 플레이스테이션 판매점 앞에는 이틀 전부터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기다렸다.
여기에 128비트 CPU와 DVD를 장착해 뛰어난 그래픽에다 DVD영화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끌어당겼다.
소니가 부품난을 이유로 미국 내 출시물량을 예상치의 절반밖에 안되는 50만개로 줄인 것도 플레이스테이션2 인기에 불을 당겼다.
10월27일 새벽 0시를 기해 미국 전역에 동시에 발매된 플레이스테이션2는 일본 못지않은 선풍을 일으켰고, 일시적인 공급난은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소니가 초기 공급물량 확보에 실패한 것은 부품을 생산하던 나가사키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는 이런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연말까지 130만대를 시장에 풀 계획이라고 밝히며 소비자들을 달래고 있지만 약효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마저도 애초 예상했던 200만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숫자라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소비자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2의 등장으로 한껏 매출 신장의 꿈에 부풀어 있던 오프라인 상점들과, 연말을 맞아 특수를 노린 온라인 상점들이 모두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는 사실이다.
비장의 프로모션 기법을 동원해 구매자들을 끌어모으려 했던 서킷시티, 베스트바이 등 미국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상점들은 오히려 손님들의 항의에 직면해 당황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대대적인 공세를 펼칠 예정이던 아마존 등 온라인 상점들도 어떻게 해서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니의 배려는 오프라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미국에서 플레이스테이션2 판매를 담당하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아메리카의 가즈오 히라이 사장은 “2만여 오프라인 상점들에는 최대한 플레이스테이션2를 공급할 예정이지만, 온라인 상점들에 어느 정도 물량을 배당할지는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온라인 상점들의 속이 더욱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한켠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2의 인기가 공급부족에 따른 반짝 현상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급부족이 풀리면 인기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애초 예상했던 모뎀과 하드디스크 탑재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루어지지 않아, 차세대 게임기 혹은 가정용 셋톱박스로서 충분한 구실을 할 수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2 전용게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한 것도 하락을 점치는 이유로 오르내린다.
더욱이 플레이스테이션2에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도사리고 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를, 닌텐도가 게임큐브를, 세가가 드림케스트 차기 버전을 각각 준비중이기 때문이다.
올 연말만 지나면 이들 사이의 경쟁으로 플레이스테이션2의 인기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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