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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 히트상품 어떻게 탄생하는가(윈슬로우 페릴)
[지식창고] 히트상품 어떻게 탄생하는가(윈슬로우 페릴)
  • 신현암(삼성경제연구소)
  • 승인 2000.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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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상품은 시장의 핵폭탄
히트상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것은 음반제작자나 영화감독만의 꿈은 아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은 물론 심지어 정치인들조차 스스로를 히트상품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히트상품은 어쩌면 사회적 성공을 지향하는 모든 이의 바람일지 모른다.

히트상품을 탄생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성공시키면 기업의 운명을 바꾸고 업계의 순위를 변화시킨다.
디즈니는 창업자 월트 디즈니가 사망한 후 80년대 초반까지 2류 기업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마이클 아이즈너 회장이 취임한 이후 연거푸 히트영화들을 만들어내 ‘꿈을 파는 초일류기업’으로 재기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트맥주는 어떠한가. 조선맥주의 잃어버렸던 시장을 되찾아주었고, 브랜드명이 사명으로 채택되기까지 했다.
성공 뒤에는 파격적인 보상을 하라 경영전략가이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 화성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천재과학자인 윈슬로우 페릴은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안목’, ‘타이밍’, ‘베팅감각’ 같은 다양한 능력이 요구된다고 분석한다.
CEO는 핵심연구자, 관리책임자가 누구인지를 보고, 과제와 사업의 성공 여부를 판정할 줄 아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실적, 인사고과 등 데이터에만 의존해서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것도 관건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즉석에서 결단을 내릴 수 있도록 기업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한다.
대다수 기업들은 지리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면서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
비록 실패했을지라도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면 앞으로도 베팅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한번의 투자 실패로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담당자를 교체하는 기업은 성공의 기쁨을 맛볼 수 없다.
성공에 파격적인 보상을 해줘야 과거 성공을 뛰어넘는 대형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히트상품을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히트상품은 핵폭발과 원리가 비슷하다.
핵폭발을 일으키는 우라늄 235는 천연 우라늄 광석에는 0.7% 정도밖에 함유되어 있지 않다.
핵폭발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천연 우라늄을 순도 90%로 농축시키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농축된 우라늄 235의 원자핵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그 원자핵이 분열반응을 일으킨다.
분열과정에서 2개 이상의 중성자가 다시 튀어나와 또다른 원자핵을 연쇄적으로 반응시키면서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한다.
히트상품도 일정 궤도를 통과하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대하는 현상이 생긴다.
지은이는 이런 히트상품의 원리를 복잡성 이론, 양자역학 같은 다양한 학문 영역과 결부시킨다.
그리고는 실제 시뮬레이션 패키지를 구성하고 돌려보면서 자신의 주장이 올바른지를 검증해 보인다.
이 책은 철저하게 히트상품의 프로세스를 해부한다.
영화 <타이타닉>이 어떤 과정을 거쳐 히트상품의 반열에 올랐는지를 설명한다.
작은 술집에서 활동하던 밴드인 후티앤드블로피시(Hootie & The Blowfish)가 어떻게 1300만장 이상의 앨범을 팔 수 있게 되었는지를 따진다.
단순히 사실을 기술하는 것이 아니다.
히트상품으로 탄생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검증한다.
그간 출간되었던 수많은 히트상품 관련 서적과 차별화되는 포인트이다.
히트상품은 우연히 탄생하지 않는다.
그 과정은 장작을 지피는 것과 같다.
한조각의 나무에서 다른 조각으로 불이 번지게 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히트상품도 마찬가지로 제품이나 브랜드 가치가 주위로 확산될 수 있도록 순간순간 상황에 따라 대응하여야 한다.
저자가 히트상품 제조자를 ‘상대방의 체중을 이용할 줄 아는 유도선수’, ‘파도 위에서 위치를 잡을 줄 아는 서퍼(surfer)’에 비유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히트상품 만들어야 과거 경영전략은 어찌 보면 매우 단순했다.
‘비용을 낮추어라’, ‘상품 질을 높여라’, ‘고객을 만족시켜라’…. 그렇지만 이런 다양한 성공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히트상품 역시 훌륭한 디자인, 우수한 품질, 시기적절한 판촉 이상의 것을 요구한다.
페릴은 이를 메타게임(meta game)이라고 표현한다.
메타게임에서 경영인들은 자기 마음대로 행동을 통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가능한 환경까지 구축할 수 있다.
히트상품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지은이는 다양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주의할 점은 모든 처방전을 함께 쓸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목감기인지 코감기인지에 따라 처방전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이다.
스스로가 목감기에 걸려 있는 것인지, 아니면 코감기에 걸려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p 52 히트상품들은 갑자기 등장하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폭탄의 폭발처럼 히트상품은 기본적인 단위에서 시작해서 결정적으로 많은 수의 행위자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때까지 구축되는 상호작용의 총합으로 나온다.
p 90 최초의 진입자가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찍 진입해서 빠른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그 시장의 이해관계가 무엇이든 가능한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은 시장에 최초로 진입한 이점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
인텔은 가차없는 혁신을 통해 자신의 제품이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도록 하면서 반도체칩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p 134 산타페에 있는 컴퓨테이셔널 이코토믹 스쿨의 학생들이 기립박수의 컴퓨터 모델 시리즈를 개발한 적이 있다.
개인들이 어떻게 서로 의사소통하고 기립박수의 연출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실제적이고 일반적인 실험도구를 개발하는 도전이었다.
콘서트홀의 규모와 갈채소리가 벽에 반사돼 울리는 정도 등을 변수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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