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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전자상거래 포털 에슈컴
[투자연구] 전자상거래 포털 에슈컴
  • 이정환
  • 승인 2000.07.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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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의 안전을 보장합니다”

공짜 보험 서비스에서 사이트 신용 평가까지
전자상거래가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 거래를 대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신뢰하지 못한다.
대다수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번호를 입력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멈칫거린다.
편리하다는 생각보다는 혹시라도 비밀번호가 새나가지는 않을까, 엉뚱한 물건이 배달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에슈컴 www.essue.co.kr은 이런 소비자들의 불신에서 틈새시장을 발견했다.
전자상거래에 대해 무료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에슈컴의 회원들은 전자상거래 사고에 대해 최고 1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수익을 창출하기는커녕 막대한 적자를 떠안기 십상인 이 무모한 실험에 최근 한국기술투자가 가세했다.
한국기술투자는 액면가 5천원의 15배인 주당 7만5천원에 15억원을 출자했다.
에슈컴의 투자심사를 담당했던 김지훈 선임심사역은 에슈컴의 틈새시장 전략과 시장선점, 독보적인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 투자포인트1 - 서비스 가입만 하면 최고 10만원까지 무료 보험 에슈컴의 보험 서비스는 대금을 지급했으나 물품을 받지 못한 경우와 물품은 받았으나 주문한 것과 다른 것이 배달된 경우로 구분된다.
    전자의 경우 피해액의 100%까지, 후자의 경우는 50%까지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에슈컴은 자체 평가기준에 근거해 350여개 온라인 쇼핑몰의 등급을 산정하고 등급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 지급한다.
    소비자들은 클릭 몇번으로 간단히 보험에 가입해 거래의 안정성을 보장받게 된다.
    보험료는 공짜이고, 모든 비용은 에슈컴이 부담한다.
    다만 1인당 최고 10만원까지, 업체당 최고 1천만원까지를 상한으로 정하고 있다.
    세계 최초를 자처하는 에슈컴의 인터넷 보험 서비스는 일종의 정보품질 보증제도로, 전자상거래 업체의 신뢰성을 공인된 평가기관(이를테면 에슈컴)이 보장하는 방식이다.
    에슈컴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인터넷 보험 서비스를 ‘전자상거래 포털’로 나아가기 위한 중간과정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 보험 서비스가 사용자들로부터 공신력과 지지기반을 확보하고 전자상거래 업체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유용한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 투자포인트2 - 콘텐츠 인공지능 평가엔진 ‘와이어’ 에슈컴의 경쟁력은 웹 사이트의 정보를 수집하고 평가하는 인공지능 엔진 ‘와이어’(WIRE, Web Information Rating Engine)에서 비롯한다.
    “기계화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기계화한다”는 원칙으로 만들어진 와이어는 1천여개에 이르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탐색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긁어온다.
    가격 비교는 물론이고 보안성과 접속속도, 초기화면의 크기, 결제조건 등의 100여개 항목이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분석·평가된다.
    와이어가 만들어낸 항목별로 수치화한 정보들은 사이트의 신뢰성을 판단하고 보험 등급을 부여하는 기준이 된다.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단순히 가격 비교에 그치는 반면 와이어는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 프로토콜, 개인정보 보호, 교환 및 환불 가능 여부 등의 사용자 편의성과 신뢰도를 전반적으로 평가한다.
    지능형 웹 에이전트와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첨단 기법을 사용하는 와이어는 비정형 정보들을 유형화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술투자 김지훈 심사역은 와이어가 전자상거래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여타 웹 기반 서비스를 평가하는 데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인의 홈페이지를 비교 분석하거나 증권정보 서비스의 정확성을 평가하는 데 와이어의 자동화 평가 시스템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 투자포인트3 - 수익모델 보험중개 수수료가 주 수익원 이 회사는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보험료를 자체 부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회원들이 많이 확보되고 공신력을 얻게 되면 에슈컴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직접 보험료를 지불하도록 할 계획이다.
    에슈컴은 업체와 보험회사를 연결시켜 주고 중간에서 수수료만 받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에슈컴 추산에 따르면 국내에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2천여개에 이른다.
    에슈컴의 보험 서비스는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한 대형 종합 쇼핑몰보다는 소규모의 전문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다.
    사용자들의 신뢰 확보가 최대 과제인 영세한 업체들로서는 에슈컴과 같은 공신력있는 기관이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것이 큰 힘이 된다.
    에슈컴의 장기적인 전망은 ‘에슈가 보장합니다’라는 마크 하나만으로도 사용자들이 마음놓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에슈컴은 전자상거래 업체의 신뢰도와 안정성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차등 산정하고 전자상거래 업체와 보험회사를 합리적으로 연결시켜 준다.
    사용자들은 에슈컴과 에슈컴의 보험 서비스를 믿고 낯선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도 엔진 판매와 컨설팅 사업 등 다양한 수익모델이 있지만 에슈컴의 주 수익원은 보험중개 수수료에서 비롯한다.
    장기적으로는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온라인 산업을 총괄하는 보험 컨설턴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 투자포인트4 - 사업 전망 가격 비교에서 구매까지 ‘전자상거래 포털’ 에슈컴은 전자상거래의 모든 절차를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포털 서비스를 지향한다.
    번거롭게 이곳 저곳을 돌아다닐 필요없이 에슈컴 사이트에 모든 전자상거래 정보를 완벽하게 갖춰 놓겠다는 계획이다.
    사이트별로 가격을 비교 검색하고, 신뢰도와 거래 안정성을 검토하고, 최종적으로 물품을 구매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에슈컴에서 이뤄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은 1천여개에 이르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검색하고 가장 싸게 파는 곳과 가장 적합한 사양을 찾아낸다.
    가장 편리한 구매방법을 선택하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거래 위험에 대비해 보험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번호를 노출하기 싫어하는 사용자들을 위해 구매를 대행해주기도 한다.
    쇼핑몰과 제품에 대한 다른 사용자들의 평가를 들을 수 있고, 구매상담을 하거나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받기도 한다.
  • 투자포인트5 - 진입장벽 “적어도 6개월은 앞섰다” 연간 6천억원(전자상거래연구조합 추정)에 이르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한꺼번에 집어삼키겠다는 데 경쟁이 치열하지 않을 리 없다.
    전자상거래 포털을 표방하고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평가엔진인 와이어와 무료 보험 서비스 등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특허를 출원해놓은 상태지만 시장은 이미 무한경쟁 상태에 돌입했다.
    다만 선발주자로서의 강점은 있다.
    한국기술투자의 김지훈 팀장은 지난해 11월 설립된 에슈컴이 6개월의 진입장벽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인터넷 산업에서 지난 6개월 동안 에슈컴이 쌓아올린 공신력과 인지도, 연구개발의 성과가 이미 탄탄한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투자포인트6 - 경영진 위기관리 능력이 필수 모두 여덟명에 불과한 에슈컴의 임직원 가운데 다섯명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석박사급 연구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마케팅 부분이 취약하기는 하지만 평가엔진의 기술력에서는 국내 최고를 자부한다.
    신동화(32) 사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대한항공과 데이콤 기획실을 거친 자칭 프로젝트 전문가다.
    에슈컴은 마케팅과 영업 부문 인력을 대폭 보강할 계획이다.
    한국기술투자의 김지훈 팀장은 “인터넷 사업은 초기의 사업계획대로 진행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지적하고 “겉보기에만 번지르르한 사업계획보다는 돌발 변수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과 순발력을 갖추고 있는가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다.
    소수정예로 구성된 에슈컴의 기술진을 높이 평가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 투자포인트7 - 향후 과제 공신력과 지지기반 확보가 관건 에슈컴이 전자상거래 포털을 지향한다면 사용자 확보가 가장 큰 관건이다.
    무료 보험 서비스라는 ‘당근’이 있기는 하지만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최대 한도가 10만원으로 한정돼 있는데다 구매번호 등을 일일이 기억해서 기입해야 하는 등 까다롭고 번거로운 절차가 많아 사용자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대형 쇼핑몰들은 대개 A등급을 받았지만 정작 보험 서비스가 필요한 영세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대부분 N등급(신용불량)으로 설정돼 있어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에슈컴은 앞으로 이들 N등급의 영세업체들을 컨설팅을 통해 신뢰도를 높여준 뒤,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을 계획이다.
    가격 비교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슷비슷한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2천여개에 이르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을 에슈컴으로 끌어들이고 그들이 직접 보험료를 납부하게 하려면 공인기관 못지않은 공신력과 인지도를 확보해야 한다.
    차별화된 서비스 못지않게 마케팅과 공격적인 홍보전략이 향후 에슈컴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안전한 길은 벤처가 갈 길 아니다 ” 한국기술투자 김지훈 선임심사역 에슈컴은 다소 위험한 비즈니스 모델을 들고 찾아왔다. 무료 보험이라는 게 수익창출은커녕 막대한 적자를 떠안기 십상인데다 온라인 쇼핑몰로부터 보험료를 받겠다는 발상도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투자위험은 어디에나 상존한다. 안전한 수익모델을 찾는다면 그것은 이미 벤처투자가 아니다. 에슈컴에서 주목한 부분은 이들의 맨파워와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사실 인터넷 사업의 경우 초기의 사업계획을 그대로 가져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시장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최우선의 조건은 빠른 상황판단력과 순발력이다. 완비된 조건보다는 지속적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기술력과 기획력이 우선이다. 여덟명의 소수정예로 구성된 에슈컴 직원들은 하나같이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들이다. 최악의 경우 인터넷 보험 서비스가 실패하더라도 에슈컴은 충분한 자생능력을 갖출 수 있다고 봤다. 사업초기에는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지만 사업계획이 들어맞는다면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평가엔진 와이어의 판매수익이 주 수입원이 되겠지만 사업이 궤도에 접어들면 데이터베이스 마케팅과 보험 수수료에서도 수익을 창출하게 될 것이다. 관건은 역시 공신력과 사용자들의 지지기반 확보다.
    무료 보험 서비스 어떻게 돈 버나 에슈컴의 인터넷 보험 서비스 에슈컴의 인터넷 보험 서비스는 일종의 ‘정보품질 인증제도’(Information Quality Warranty Program)다. 에슈컴은 자체 평가기준에 의거해 국내 350여개 온라인 쇼핑몰의 신용등급을 정기적으로 산정해 발표하고 있다. 무료 보험 서비스는 신용등급의 신뢰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인 셈이다. 예를 들어 최상위 등급인 A등급 사이트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에슈컴의 회원들은 최대 10만원까지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지만 위험등급인 N등급의 사이트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는 아무런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에슈컴의 회원이 충분히 늘어나게 되면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에슈컴이 평가한 신용등급을 함부로 무시할 수 없게 된다. 사이트의 신용등급이 전자상거래 업체들과 사용자들에게 공신력을 인정받게 되면 에슈컴은 오프라인 보험회사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대신 전자상거래 업체들에게 직접 보험에 가입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업체로서는 에슈컴의 인증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보험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 에슈컴은 사이트의 신용등급을 제공하는 대가로 보험회사로부터 정보 수수료를 받게 된다. 소비자들은 삼성몰과 에슈컴 중 어디를 더 신뢰할까. 삼성몰을 믿지 못해 에슈컴에 와서 보험에 가입한다는 건 어폐가 있지 않나. 맞는 말이다. 에슈컴의 보험 서비스는 삼성몰과 같은 대형 쇼핑몰이 아니라 소규모 전자상거래 업체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도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기업들 말이다. 에슈컴이 그들의 거래안정성을 보장해주겠다는 이야기다. 보험금 지급액이 최대 10만원으로 한정돼 있는데 TV나 가구 등의 고가품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너무 적은 것 아닌가. 물론 거래대금 전액을 보장해주면 좋겠지만 무료 보험의 특성상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걸 알면서 모든 위험을 다 떠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은 과도기라고 본다. 당분간은 에슈컴이 이들의 거래안정성을 일부나마 보장해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해당 업체가 직접 보험료를 내고 보험에 가입하게 될 것이다. 그때는 전액을 보상해주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자신의 안정성을 스스로 책임지고 에슈컴은 이를 보장, 혹은 공인해준다. 에슈컴은 어떻게 수익을 내나. 에슈컴은 보험회사와 전자상거래 업체를 연결시켜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에슈컴이 중간에 개입하지 않고 이들이 직접 만나는 일은 아무 의미가 없다. 핵심은 이들이 보험에 들었다는 사실을 공신력있는 기관, 이를테면 에슈컴이 인증해준다는 데 있다. 사용자들은 에슈컴의 이름을 보고 사이트를 신뢰하고,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한 보험금도 에슈컴이 지불하는 것으로 믿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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