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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백업 전문회사 지오이네트
[현장탐방] 백업 전문회사 지오이네트
  • 김상범
  • 승인 2000.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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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고집의 위력이 강점이죠”
한우물만 고집하다 보면 두가지 좋은 점이 있다.
우선 어디 내놔도 꿀릴 게 없는 나만의 전문성. 자신감이 넘쳐난다.
그리고 경험이 쌓여 자연스럽게 다져진 내성. 웬만한 고통쯤은 견딜 줄 아는 강인함이 밴다.
한우물을 파는 사람이나 기업은 그래서 왠지 믿음직스럽다.


지오이네트 www.zoi.net 도 한우물을 판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94년 출발했으니 만 6년째 데이터 백업 시장만 파고들었다.
“아직도 그것만 하고 있냐”는 소리가 이제 인사처럼 들린다.

가장 훌륭한 보안솔루션은 백업 첫 출발은 94년 11월. 3명의 영업사원으로 시작한 레가시코리아가 지오이네트 전신이다.
그때부터 시작한 백업 장비 및 솔루션 판매가 지금까지 주력 사업이다.
그동안 대기업, 관공서 등 대형 업체를 중심으로 150여개의 사이트를 구축한 데이터 백업 시장의 개척자이자 강자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터지는 정보시스템 사고는 이제 국가적 재난이 돼가고 있다.
중요한 정보나 데이터들이 디지털화해 저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커나 바이러스 피해가 잦아지면서 정보보안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데이터 백업은 중요한 정보를 미리 보관, 저장해두는 예방작업이자 솔루션이다.
시장이 커지지 않을 수 없는 분야다.
“정보화 사회로 넘어가면서 데이터 백업은 분명히 유망사업이라고 생각했죠.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 전성영 사장은 데이터 백업만큼 중요한 보안 솔루션은 없다고 강조한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과도 있었던 초기 2, 3년을 보내고 정말 돌이키기도 싫은 IMF를 만났다.
“그때 우리 담당 회계사가 재무상황을 살펴보고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랬죠. 1년 뒤에 흑자를 내겠다고 말이죠. 그리고 내기를 했습니다.
그때가서 내가 나가든가, 그 회계사와 정리를 하든가 하자구요.” 당시 사업부장이었던 전성영 사장은 사장 앞에서(한글과컴퓨터 전하진 사장) 내기를 걸었고 1년 후 보기 좋게(?) 회계사를 내보냈다.
발이 아프도록 직접 현장을 뛰어다니며 시장을 뚫은 덕분에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 열정이 회사를 데이터 백업 시장에서 확실한 선점업체로 키웠다.
“정말 힘들었지요. 직원들에게 마이너스통장까지 빌려가며 사업을 했어요. 집사람은 집까지 내놓고 말이죠.” 아무렇지 않은 듯 말하지만 전 사장 입가에는 어느덧 씁쓸한 미소가 번진다.
“이제 위기상황이라고 느껴야 안심이 됩니다.
잘 나간다는 생각이 들면 왠지 불안해지죠.” 외길 6년을 버리고 시작한 외도(?) 지오이네트도 외도 아닌 외도를 시작했다.
바로 인터넷 금고 서비스다.
개인을 대상으로 한 개인금고 서비스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코로케이션금고 서비스가 그것이다.
모두 백업을 대행해주는 ASP 사업이다.
개인이나 기업의 중요한 정보를 대신 저장, 관리해주는 서비스 사업이다.
시작은 IMF를 겪으면서 비롯했다.
외국제품을 들여다 팔면서 ‘우리 것이 없다면 이렇게 힘들구나’ 하는 걸 절감했고 자체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절한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시대와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이제 제품을 파는 시대는 지났어요. 서비스를 팔아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지요.” 인터넷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등장하면서 이러한 전망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올랐다.
데이터 백업이란 외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판매 대상을 제품이 아닌 서비스로 전환해가는 것이다.
개인금고 서비스는 개인의 중요한 정보를 인터넷을 이용해 지오이네트의 데이터 센터에 저장, 보관해주는 서비스다.
단순히 저장공간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압축, 암호화 기술을 적용해 저장해주고 바이러스 검색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한 이 서비스는 현재 새롬기술의 다이얼패드 이용자에게도 제공된다.
지난 1월에는 북미 시장에 요소 기술을 수출하기도 했다.
이제 개인들도 수시로 수많은 디지털 정보를 만들고 주고 받는 시대다.
귀중품을 은행금고에 저장하듯 개인정보를 인터넷으로 저장, 관리하는 게 하등 이상하지 않다.
“개인들도 저장할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유서처럼 중요한 것도 저장할 수 있어요. 그럴 때 법적 효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준비중입니다.
” 지오이네트는 이 모든 것이 보관문화를 형성해가는 과정이고, 이것은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코로케이션금고 서비스는 IDC에 입주한 서버를 대상으로 24시간 자동 백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대상 비즈니스다.
이미 KIDC, 두루넷, 하이텔, PSINet, 온세통신 등의 IDC에 이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인터넷 금고 서비스라는 형태로 온라인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지오이네트는 31억5000만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글로벌 네트워크로 세계 시장에 나간다 지오이네트는 현재 외자유치를 위해 애쓰고 있다.
내년에 코스닥 등록도 준비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선 외국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글로벌 전략을 추진하는 지름길이란 생각에서다.
지오이네트가 추진하는 글로벌 전략은 캐나다에 설립한 것과 같은 조인트 벤처를 세계 주요 국가에 설립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새롭게 선보인 인터넷 금고 서비스의 요소 기술이 핵심 무기다.
이미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시장의 평도 호의적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서비스 유료화 개념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도 글로벌 전략을 서두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개인금고 서비스의 경우 8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무료서비스만을 이용하고 있다.
좀더 고급 서비스를 위해 선뜻 돈을 내려는 마인드가 아직은 부족하다.
전 사장은 그러나 낙관적이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가능성 있다는 얘기 아닙니까.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고, 개성을 존중하는 지오이네트의 조직문화도 전 사장의 낙관적 경영방침에서 나온 듯하다.
데이터 세상의 낙원을 꿈꾸며 지오이네트는 지금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온라인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지나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며 진화해가는 중이다.
아직은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여전히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결국 온라인 비즈니스가 주력 사업으로 부상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전 사장은 이것을 3년 정도 뒤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오프라인 판매 사업은 경쟁이 심해 마진도 형편없는 수준이에요. 결국 판매가 아닌 서비스로 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는 거죠.” 지오이네트는 정보상거래 시장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개인이나 기업의 중요한 정보가 거래되는 시장이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투자유치 난 이렇게 해서 30억을 받았다’, ‘획기적 증산을 가져올 수 있는 경작기법’ 같은 개인의 노하우와 정보가 유료정보로 교류되는 시대가 온다는 믿음이다.
그렇게 되면 국가 차원에서도 엄청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이것을 지오이네트는 정보상거래 시장이라 정의한다.
어쩌면 백업 시장 외길의 종착점인지도 모른다.
>전성영 사장 프로필 1961년 출생 인하대학교 전자계산학과(80학번) 한국과학기술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 이수 1986~88 동양전자통신 1988~95년 LG전자 지오이네트 대표이사 인터넷기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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