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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잠자는 블루칩 깨울 자명종은?
[머니] 잠자는 블루칩 깨울 자명종은?
  • 이경숙 기자
  • 승인 2001.07.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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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값 반등·연준 금리인하 멈추면 회복… 시기에 대해선 전망 엇갈려
초여름, 개구리들은 다 깨어났는데 블루칩의 ‘경칩’은 언제 올까.
내수관련주들은 그동안 종합주가지수 상승을 선도하려나 싶더니 630선까지 거침없이 드나들던 지수가 580선까지 움츠러들면서 되레 월초의 주가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시가총액이 큰 블루칩들이 떠야 지수도 뜰 텐데, 이들은 여전히 깊은 겨울잠에 빠져 있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SK텔레콤, 포항제철,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 블루칩 ‘5형제’가 깨어나 강력한 상승세로 지수를 견인해주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누가 이들의 긴 잠을 깨울 수 있을까. 정신없이 하락의 외길을 걷고 있는 반도체 D램 값이 반등한다면, 그리고 불황 우려를 연신 내놓으며 금리를 인하해대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우려를 접고 금리인하 공세를 멈춘다면, 그때 세계 경기 반등을 알리는 자명종이 울리면서 블루칩 5형제가 아침을 밝힐 것이라고 증권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블루칩들의 주가가 당분간은 웬만한 충격으로도 강력한 상승세를 타게 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지난주에도 블루칩 ‘5형제’의 주가는 바닥에서 힘없이 맴돌았다.
SK텔레콤은 5월2일부터 6월28일까지 자사주 매입에 8천억원 가까이 쏟아붓고도 주가하락을 막지 못했고, 한국통신은 해외 주식예탁증권(DR)을 원가보다 0.35% 할증된 ‘무난한’ 가격대에 발행하고도 그다지 큰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에 이어 한국투자신탁증권한테도 수익추정을 하향조정 당하면서 주가하락의 긴 잠에 빠져들었다.


상승 기미가 아주 없었던 건 아니다.
포항제철은 철강재 가격 인상소식이 들리면서, 한국전력은 1만8천원대에서 바닥을 확인하면서 각각 약간씩 상승했다.
주말께 마이크로소프트가 반독점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는, 이에 힘입어 블루칩 주가들이 삼성전자를 선두로 꿈틀꿈틀 상승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현상이 단기상승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지표에 앞서 지수상승을 예고하는 반도체 단가가 아직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단가는 올해 초부터 계속 맥을 못추고 생산원가 아래로 추락하고 있다.
낙관적 전망을 내놓기로 유명한 시장조사 회사 데이터퀘스트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지난해보다 36%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던 예측을 거둬들이고 감소 규모를 55.6%로 대폭 수정했다.
2002년 반도체시장 전망에 대해선 조만간 밝히겠다면서 발표를 미루고 있다.
4분기 회복론과 2002년 회복론 그러면 반도체 장은 언제 바닥을 치고 오르기 시작할까.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은 두가지로 엇갈린다.
‘아직 바닥을 치려면 멀었다’라는 쪽과 ‘3분기면 곧 바닥을 친다’는 쪽이다.
피데스증권 정동희 투자전략팀장은 시기상조론을 펼친다.
그는 지난주 발표한 7월 전망보고서 <길은 변했고 또한 흩어진다>에서 “세계적으로 뒤늦게 경기침체 현상이 확산되고 있음을 주목하라”고 경고했다.
독일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제로(0)에 가깝게 잡을 정도로 경기가 침체되고 있다.
일본은 향후 2~3년간 0~1%의 저성장이 불가피하다면서 97년의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경기판단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경기의 침체가 계속되면, 설사 미국 경기가 올 4분기에 살아나 반도체 가격이 바닥을 친다고 해도 단가가 생산원가에서 더는 오르지 못하게 된다.
반도체 수요 증가가 한계에 부닥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 팀장은 2002년까지는 기술적 반등 외엔 강력한 상승 추세가 오기 않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그는 “주식시장이 당분간은 완전히 지칠 때까지 가보려는 심리적 머니게임 욕구에 지배될 것”이라면서 기술적 반등을 염두에 둔 짧고 빠른 대응을 권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조사부장, 정창원 연구위원의 의견은 다르다.
그들은 미국의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3분기 실적에 근거해 ‘4분기 회복론’을 펼친다.
마이크론은 3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가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전 부장과 정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이 7월에는 바닥을 치고, 내년 1분기에는 생산원가 이상의 가격을 회복할 전망”이라고 분석한다.
반도체 단가는 전년 대비 성장률 그래프와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데 현재 성장률이 바닥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굿모닝증권 이근모 전무는 더욱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는다.
그는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지수가 850선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블루칩을 미리 깔고 앉아 있으라”고 충고한다.
주가가 추가 하락한다고 해도 이미 과도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가의 10% 이상 떨어지지는 않는다.
반면 랠리가 시작되면 그동안 비축해둔 상승여력 덕분에 주가는 크게 치솟는다는 것이다.
이 전무가 보기에 그동안 우리 증시를 침체시켜온 요인들에서부터 해빙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그 요인들이란 금융시장의 불안과 경기침체다.
금융시장 불안이 사라지면 금융권의 현금 유동성은 더 좋아진다.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 이 돈은 주식시장으로 몰리게 된다.
따라서 그는 계기만 생기면 우리 증시는 빠르고 급한 상승세를 타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기다 이미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했던 요인들은 많은 부분이 해소되고 있다.
금융권에 부담을 주고 있던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현대건설, 쌍용양회 등 5대 부실기업의 처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데다 현대투신증권 매각도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은 덕분이다.
그러나 낙관적인 그가 보기에도 국내 경기는 아직 바닥을 치지 못했다.
그는 1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좋았던 건 수출가격 하락에 대응해 물량을 공격적으로 늘린 결과라고 해석한다.
최근의 경기 관련 수치들은 실은 내수와 투자가 부진하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진정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리란 점을 시사한다.
이때가 오면 수출제품, 특히 D램 반도체의 가격 상승이 경기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
그의 분석대로라면 블루칩을 매수할 시점은 지금이다.
물론 미국 경기와 반도체 단가가 마음처럼 움직여줄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신호는 멀지 않다.
일단 첫번째 신호는 7월에 온다.
만일 애널리스트들의 분석대로 반도체 단가가 바닥을 치면 경기와 주가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신호는 8월 중순에 온다.
미국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면 경기회복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인하하지 않으면 경기회복을 믿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억하자. 블루칩을 깨우는 신호음은 두번 울린다.
상승파도는 그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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