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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조선협객전' 게임개발자 박원범
[피플] '조선협객전' 게임개발자 박원범
  • 이경숙
  • 승인 2000.07.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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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네티즌, 게임으로 역사를 새로 쓴다
얽히고 설킨 한·일 두나라 대결의 역사에 정면으로 ‘맞짱 뜨자’며 나선 머그(Multi User Grapic) 게임이 있다.
게임 ‘조선협객전’은 오는 7월17일 ‘대마도’라 이름붙인 서버를 열고 게임 공간에서 ‘왜구’ 정벌에 나선다.
또 8월22일~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네트 커뮤니케이션 2000 코리아 & 재팬’ 행사를 기점으로 일본 게임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임진왜란 직전을 시대배경으로 한 조선협객전은, 대륙정복론을 앞세워 조선을 침략하려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무리를 무찔러 임진왜란을 미리 막는다는 내용을 줄거리로 삼았다.
임진왜란에 대해 한국·일본의 역사 인식차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클텐데, 이런 줄거리로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국내에서야 회원이 35만여명에 이를 정도로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지만 일본에서도 통할까?
이런 ‘엉뚱한’ 발상을 한 게임개발자 박원범(26)씨는 여기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또다시 전쟁을 벌이자는 게 아니라 정당한 조건에서 실력 대결을 하자는 설정이지요. 일본의 관점은 일본인 개발자를 영입해 보완할 생각이에요. 한·일 대결이야 역사적 사실이잖아요. 그걸 줄거리로 한다고 문제가 될 게 있습니까.” 박씨는 오히려 이 게임의 동양적 정서가 일본 네티즌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본다.
“동양의 네티즌에게 다가설 동양적 게임을 찾다 보니 한국과 일본의 역사를 피해갈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임진왜란 전 시대를 배경으로 삼았죠.” 자칫 한·일 네티즌의 민족감정을 건드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서도 박씨는 게임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정면대결을 유도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나라 게이머가 만나 대결하는 방법은 두가지 정도가 될 거예요. 거북선 승선권을 얻을 만큼의 고수가 돼 대마도나 일본열도에 들어가든가 비무대회에 참가해 경기장에서 대결을 벌이든가. 진검승부 외에 약자를 괴롭히거나 하는 일은 철저히 차단되지요. 유배지에 보내 사회봉사를 시키고 전과를 지우지 않거든요. 가급적 전쟁이나 테러를 막고 화합을 이끌려고 하는데…. 결과야 게이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요.” 올 가을이면 한·일 네티즌은 임진왜란 전의 역사 속에서 만나게 된다.
이들이 가상현실에 새로 쓸 두 나라의 역사는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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