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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컨설팅업체 휴넷 이인숙이사
[피플] 컨설팅업체 휴넷 이인숙이사
  • 박종생
  • 승인 2000.07.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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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에서 벤처이사로 “내 일 찾았어요”
벤처컨설팅업체인 휴넷 www.hunet.co.kr의 이인숙(35) 이사는 커리어우먼에서 주부로, 다시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한 욕심 많은 여자다.
그는 대학 졸업 뒤 대기업에 다니다 남편 뒷바라지와 육아 때문에 6년여 동안을 전업주부로 살았다.
그러다 올해 3월 다시 휴넷에 입사하면서 테헤란밸리 사람이 됐다.


다시 ‘자신’을 되찾은 느낌이라고 했다.
벤처 생활이라는 게 이리저리 정신없이 뛰어다녀야 하고 밤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는 고달픈 인생이지만, 그래도 삶에 대한 새로운 욕망들이 샘솟는다고 했다.
아무래도 집에 ‘갇혀서’ 지낸 과거가 있기 때문일까.

“대기업에 다닐 때만 해도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많았고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어요. 그런데 집에만 있으니 아이디어도 없어지더군요.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전에는 ‘내가 원하면 언제든 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들더군요.”
그는 애초 경영에 관심이 많았다.
오빠들 영향 탓인지 경영인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지난 84년에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동기생 250여명 가운데 여자는 단 다섯명뿐일 정도로 그는 색다른 길을 걸었다.
대기업에 들어가 기획과 회계, 전산쪽에 근무하면서 착실히 경력을 쌓아갔다.
그러나 지난 93년 남편이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타게 되자 함께 가게 되면서 인생의 진로가 바뀌기 시작했다.
국내에 돌아와서는 두 아들의 엄마 역할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회사에서는 떠나 있었지만 게으르지 않았다.
시대조류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오기 같은 게 발동했는지도 모른다.
열심히 배웠다.
미국 대학에서 당시에는 유행하던 C++ 언어를 공부했다.
국내에 돌아와서도 인터넷 바람이 막 불기 시작한 98년부터 인터넷 공부를 했다.
그는 요즘 휴넷에서 이비즈클리닉사업부를 맡고 있다.
웹 사이트 평가는 기본이고 웹 사이트 재구축, 사이트 매매, M&A 등 웹 사이트와 관련된 토털 서비스로 정신이 없다.
분야인 사이트 평가를 위해 600여개의 점검항목을 다른 사업부와 함께 만들기도 했다.
그는 “경영, 회계 등 전문가 300여명이 모인 휴넷이 국내 인터넷 기업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적은 노력이나마 보태고 싶다”고 말한다.
큰아들은 지금 초등학교 3학년, 둘째는 6살 유치원생이다.
남편과 큰아들 덕분에 사회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특하지만 안쓰럽기도 해요. 하지만 나중에 엄마 마음을 알아줄 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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