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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올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버지 안온다
[실리콘밸리] 올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버지 안온다
  • 송혜영 통신원
  • 승인 2000.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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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쇼핑 매출 지난해보다 침체 예상…대통령 선거와 따뜻한 날씨가 죄인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에 인터넷 쇼핑몰에서 선물을 구입하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지난해만큼 서두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크리스마스 쇼핑을 말하기엔 아직은 이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체감경기가 뚝 떨어져 온라인 소매상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낀 11월과 12월은 온라인 쇼핑 대목임에도 판매율이 비실거리고 있다.
인터넷 시장조사업체 닐슨/넷 레이팅(Nielson/Net Ratings)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40개 주요 쇼핑 사이트들의 11월 첫쨋주 트래픽이 ‘제로’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10월 마지막주와 비교했을 때 판매율이 12% 올랐다.
특히 이토이즈닷컴 www.eToys.com 을 비롯한 몇몇 사이트들은 엄청난 트래픽 폭주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딴판이다.
지난해에는 가전제품 사이트를 방문한 고객이 10월 마지막주보다 56% 증가했으나, 올해에는 16%에 그쳤다.
장난감과 게임 사이트는 지난해에 47% 증가했지만 올해에는 0.5%로 제자리 수준이다.
아마존 www.amazon.com 과 갭닷컴 www.gap.com , 바이닷컴 www.buy.com, 게이트웨이닷컴 www.gateway.com , 제이크루닷컴 www.jcrew.com 등이 모두 성장률이 둔화하거나 감소했다.
온라인 PC 판매업체인 게이트웨이의 경우 지난해 이맘 때 38.1% 성장했으나, 올해는 28%나 감소했다.
지난해 127.7%의 성장세를 자랑하던 베스트바이 www.bestbuy.com 는 올해 21.1% 성장에 그쳤다.
“분명 성장은 할 것” 낙관적 예측도 최고 성수기에 이처럼 인터넷 쇼핑몰이 고전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그럴 수밖에 없는 그럴듯한 이유 다섯가지를 든다.
먼저 대통령 선거의 영향이다.
국민들이 온통 선거에 정신이 팔려 쇼핑을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둘째는 날씨다.
겨울치고는 너무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집에 앉아 컴퓨터를 두드리기보다는 야외로 나가고 있다는 추측이다.
셋째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온라인 구매를 통해 겪은 비참한 경험이다.
지난해에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새해가 되어서야 물건을 받자 올해에는 차라리 직접 백화점에 가서 사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넷째는 배달 비용에 대한 부담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온라인 상품을 실어 나르느라 화물용 비행기가 초만원 사태를 빚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온라인 소매상들이 배달료를 받지 않거나 파격적인 할인가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겨울은 닷컴기업에 몰아친 한파 때문에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닷컴기업 광고도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이벤트성 할인행사도 거의 없다.
아마존이 그나마 11월22일 이전에 100달러어치 이상을 주문한 고객에게는 배달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는 했다.
아마존이 생긴 이래 처음 하는 무료 배달 서비스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닷컴기업의 판매 저조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증표라고 말한다.
이것이 또다른 무료 서비스 경쟁을 야기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다섯째는 경제 상황이다.
오프라인 소매상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온라인 소매상들도 똑같이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많은 온라인 소매점들이 지난 3분기 실적이 매주 저조했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전체 온라인 쇼핑 성장세를 보면 분명히 지난해보다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100%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가 지난 11월13일 주피터리서치에서 나왔다.
주피터는 지난해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약 2천만명의 고객이 온라인으로 구매했으나 올해에는 3500만명쯤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12월 한달만 보면 온라인 소비는 지난해 70억달러에서 올해 116억달러로 뛸 것이라는 전망이다.
주피터의 낙관적 예측이 당장 판매 감소에 직면한 온라인 소매상들을 위로하지는 못한다.
많은 시장분석가들은 앞으로 두주일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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