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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프로] 한국쌔스소프트웨어 임난희 영업마케팅팀장
[나는프로] 한국쌔스소프트웨어 임난희 영업마케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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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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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사람이 더 잘해요
한 회사에서, 그것도 10년 동안을 영업마케팅 분야에서만 일해왔다면 지겨울 법도 하다.
하지만 그의 얼굴엔 전혀 지루해 보이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전투를 즐기는 전사의 모습처럼 기세가 넘친다.
한국쌔스소프트웨어 임난희(34) 영업마케팅팀장은 CRM(고객관리시스템)이나 데이터마이닝 같은 새로운 기업 솔루션이 나올 때마다 비장의 무기를 얻은 듯 의욕이 솟는다고 한다.


지난 90년 첫 직장으로 선택한 곳이 지금 다니는 직장이다.
직장을 고르는 특별한 기준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결혼하고도 다닐 수 있는 직장, 남녀 차별이 비교적 적은 직장을 고르다 보니 외국계 회사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첫 발령 부서가 영업부서였다.
겁이 덜컥 났다.
말수가 적고 수줍음 많이 타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저녁 술자리가 많고 거칠기로 소문난 남자들 세계에서 견뎌낼 수 있을까. 게다가 비서학과를 졸업했으니 IT 쪽은 문외한이었다.
처음 몇달 동안은 전화통화 내용을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통화 내용의 반이 생소한 전문용어였던 탓이다.
95년 최고 액수 프로젝트 따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걱정이 조금씩 가시기 시작했다.
내성적 성격은 오히려 장점이었다.
말수가 적고 신중한 게 고객인 대기업 간부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었던 것이다.
내로라하는 영업마케팅 선배들의 80%도 평소에는 조용하고 내성적이었다.
게다가 이공계열 대학을 졸업한 동료들도 IT 전문용어에 서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당시에는 IT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논문이나 책을 통해 독학을 하면서 그는 자신감을 키워나갔다.
결국 95년엔 회사 설립 이래 최고 액수인 2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삼성반도체에서 따냈다.
그의 영업마케팅 비결은 점심시간을 잘 활용하는 데 있다.
입사 초기에 “고객과 점심식사가 가장 좋은 영업이다”라는 선배 동료의 ‘가르침’을 지금까지 충실히 지키고 있는 것이다.
늦게까지 이어지는 저녁 술자리는 사실 고객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서는 평균 6개월 정도 고객과 끊임없이 접촉해야 한다.
단발성 만남보다는 짬짬이 자주 찾는 게 효과가 크다.
처음 만난 사람과 점심식사를 같이 하면서 가장 먼저 꺼내는 건 가족 얘기다.
보통 그보다 나이 많은 고객을 상대하므로 아이들 이야기를 꺼내면 아무리 근엄한 사람도 반색을 하고 얘기에 열중한다.
분위기가 부드러워지면 그날 그날의 핫 이슈를 꺼내고 자연스럽게 쌔스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솔루션 이야기로 넘어간다.
IT 영업마케팅은 문과계열이든 이과계열이든 상관없이 여대생들이 도전할 만하다고 그는 후배들에게 권한다.
무엇보다 IT 영업은 고객과 관계를 오래 지속해야 한다.
게다가 IT 영업은 저가 입찰로 결정되지 않는다.
가격이 다소 높아도 고객 회사의 환경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라면 흔쾌히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른바 술자리에서 이루어지는 ‘무대포식’ 영업은 통하지 않는다.
고객사가 원하는 솔루션이 어떤 것이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조리있게 설명하는 능력만 갖추고 있으면 되는 것이다.
IT 영업마케팅은 특별한 자격증이나 시험이 있는 것도 아니다.
정보기술 분야에 조그마한 관심만 있으면 누구든지 입문할 수 있다.
“옛날에 비하면 업체들 세미나도 많고 인터넷에 자료가 널려 있죠. 문과계열 출신도 조금만 미리 준비를 하면 충분히 적응할 수 있습니다.
성공을 하려면 ‘을’의 입장이 돼라 그는 현장 영업을 거쳐 지금은 마케팅 쪽에 더 치중하고 있다.
파트너 회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회사의 커다란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 주요 업무다.
“현장에서 영업을 할 때는 숲을 보지 못하지요. 마케팅 쪽으로 넘어오면 시야가 넓어집니다.
” 하지만 그는 여전히 발로 뛰는 영업 예찬론자다.
마케팅에 입문하기 전에 최소한 3년 동안은 현장영업을 꼭 해보라고 후배들에게 권유한다.
성공을 하려면 고객의 위치인 ‘갑’보다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을’이 돼봐야 한다.
영업은 바로 ‘을’의 입장을 뼈저리게 경험하는 산 교육이다.
입찰 경쟁에서 졌을 때 밀려오는 좌절감을 딛고 일어서는 방법을 터득해야 사회를 알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 좌우명 ] 첫번째 “작은 것이 큰 차이를 만든다” 날마다 논문 한개, 책 한페이지라도 글을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IT는 빠르게 변하고 날마다 새로워지는 동적인 환경이다.
이러한 변화 물결을 놓치지 않으려면 작은 노력을 잊지 않아야 한다.
작은 노력이 합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두번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노력하라” IT 분야든 다른 분야든, 직장생활의 기본은 사람과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일을 잘하기 위해선 정확한 의사소통과 명확한 의사전달법을 익히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마케팅은 인적 네트워크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 여부가 성공을 가르는 잣대가 되므로 커뮤니케이션이 더더욱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집에서 혼자 거울을 보면서 프리젠테이션 연습을 해보는 게 좋다.
세번째 “새로운 것을 즐기자” 새로운 개념,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일들에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된다.
새로운 것을 보고 부딪히는 것을 즐기면 IT 마케터로서 기본이 갖춰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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