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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 클릭 앤 모르타르(데이비스 s.포트럭 외)
[지식창고] 클릭 앤 모르타르(데이비스 s.포트럭 외)
  • 김은환( 삼성경제연구원 )
  • 승인 2000.11.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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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상을 지배하는 기업의 조건
인터넷은 해결책이라기보다는 또다른 도전이다.
종업원에게서 열정과 헌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업만이 인터넷 세상의 도전에 성공적으로 맞설 수 있다.

디지털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지도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디지털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는 있으나, 정작 디지털의 의미와 그 영향에 대한 명쾌한 이해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제는 차분하게 디지털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정리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슈왑의 공동CEO인 데이비드 포트럭과 리더십 관련 경영컨설턴트 테리 피어스가 공동저술한 <클릭 앤 모르타르>는 인터넷 세상에서 달라진 기업경영의 내용을 진지하게 다룬다.
포트럭은 주로 슈왑의 성장과정에 얽힌 자신의 경험을 서술하고, 피어스는 이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시사점을 정리한다.
“반대의견이 없다고요? 결정보류입니다” 보수적 금융산업에 속한 작은 증권 중개업체가 어떻게 인터넷 세상을 지배하는 가장 혁신적인 회사가 되었는가. 그 비결은 슈왑이 인터넷 시대 본질을 기술이 아니라 인간, 특히 인간의 열정에 두었다는 점이다.
슈왑은 인터넷이 문제의 해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인터넷은 인간 사이의 관계를 복잡화, 다면화함으로써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을 요구한다.
인터넷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월급만 받으면 그만이라는 무심한 종업원들을 열정에 가득찬 전도사로 바꿔야만 한다.
열정을 창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강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문화의 핵심은 일관성이다.
회사 비전과 정책을 수립했으면 그것이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포트럭은 젊은이들일수록 가짜 기업문화에 속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진정한 문화를 위해서는 진정한 일관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87년 주식시장이 붕괴된 뒤 캘리포니아에 사는 한 노부부가 재산을 날리고 거래하던 슈왑에 큰 빚을 지게 되었을 때 슈왑은 집을 저당잡고 노부부가 죽을 때까지 이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했다.
93년 대화재로 집이 잿더미가 되어버렸을 때 슈왑은 보험금을 차지할 수도 있었으나, 보험회사와 협의를 거쳐 혼자 남은 할머니에게 집을 지어주었다.
슈압은 결국 할머니가 죽은 98년에 가서야 빚을 회수했다.
슈왑에는 이러한 신화가 많이 있다.
이것은 직원들에게 그들이 수호해야 할 가치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슈왑의 비전은 부자나 기관투자가만의 것이었던 금융시장 접근기회를 평범한 모든 사람에게 개방하는 것, 그래서 그들의 경제적 안정성을 제고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자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정신이 살아 있기 때문에 노부부에게 그러한 조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이다.
초등학생들에게 ‘스스로 예술가라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하자 1학년은 모두, 2학년은 절반, 3학년은 10명, 6학년은 한두명이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조직에 길들여질수록 구성원들은 위축되고 침묵의 세계로 후퇴한다.
리더는 조직원들을 스스로 예술가라고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합의된 한 방향으로 추종하도록 몰아가는 게 아니라 자기 목소리를 내도록 고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설적인 경영자 슬로언은 아주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회의에서 자신의 결정에 아무런 반대가 없자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결정을 보류하겠습니다.
반대의견이 없다는 것은 문제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거니까요.” 반대의견이 중요하지만 독불장군은 필요없다.
열정을 갖되 타인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창조자 역할과 팀플레이어 역할을 양립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한 것이다.
훌륭한 팀워크는 관료적 문화가 아니라 회사 비전에 공감하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문화에서 생겨난다.
슈왑의 비전에 공감하는 직원들은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아적 태도를 버리고 기꺼이 협력한다.
슈왑은 전화 응답과 주문 처리능력이 한계점에 다다를 때마다 본사 건물에 전화와 컴퓨터를 추가로 설치하고 여타 직원들을 비상 투입한다.
정상적 업무에다 이런 일까지 하는 데 대해 불만이 없을 수 없겠지만 직원들은 자부심을 갖고 이 일에 임한다.
이것은 시장폭발(Market Storm)이라는 이름으로 연례행사가 되었으며, 직원들 사이에 공동체의식을 확인하는 계기로 자리잡았다.
기업윤리와 경쟁력 일치 이 책은 오늘날 흔히 거론되는 윤리경영의 실천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아직도 윤리경영을 단순히 법을 잘 지키고 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등의 경영외적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이 책은 경영에서 윤리란 기업경영 자체에서 구현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고객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헌신적 열정이 바로 기업윤리의 요체인 것이다.
더구나 바로 이러한 태도가 인터넷 시대의 참다운 경쟁원천이라는 메시지는 음미할 만하다.
동시에 그러한 메시지가 추상적 설교에 그치지 않고 기업현장의 생생한 사례 및 실천대안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p67 망치 하나만 갖고는 집을 지을 수 없듯이 인터넷만으로 팀을 만들 수는 없다.
문화라는 필수 성분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p92 놀라운 사실은 각각의 세포들이, 아무리 하찮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몸 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열정에 의해 움직이는 회사도 이와 똑같다.
경리부, 영업부, 고객서비스 부서, 다른 어디에서 일하든 간에 효과적인 조직의 직원들은 전체 기업의 DNA, 즉 기업의 비전과 가치, 그리고 목적을 공유하고 일체감을 느낀다.
p238 컴퓨터가 할 수 있는 직관적인 선택과 판단의 수준이 아무리 놀랍다 해도 인적 자원의 가장 중요한 부분만은 합성해낼 수 없다.
창의적인 두뇌, 상상력, 그리고 정신은 경제분야를 움직이는 연료와 같다.
업계의 선두주자들은 지금 이 요소들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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