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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개혁안은 ‘10년짜리 시한부’
새누리당 개혁안은 ‘10년짜리 시한부’
  • 배준호 한신대 대학원장
  • 승인 2015.04.1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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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안으로는 재정안정화 문제 해결안돼 10년 후 다시 개혁 논의해야…미국과 일본, 1980년대 중반 지속가능한 공무원연금 개혁안 마련해

<공무원연금개혁③-박근혜 정부 개혁안 평가>

새누리당은 2014년 10월 27일,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이 대표발의하고 소속의원 158명 전원이 서명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했다. 당론 발의는 당 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하여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강한 모습을 보여준 새누리당 지도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가능하다면 이번 임시국회 회기내에 처리할 계획으로 있다고 한다. 새누리당의 이같은 군대 작전을 방불케하는 법 개정 작업의 이면에는 청와대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경제수석 등 측근 인사들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경제혁신 프로그램의 첫 번째 이슈로 내세우면서 조기 개혁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이 개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가장 큰 목표는 공무원연금재정의 적자를 줄여 국가재정을 안정화시키는 것이고 이어서 국민연금 수급자와의 형평성 제고를 통한 은퇴자간 소득불평등 축소, 공무원연금 수급자간 연금액 격차 해소를 통한 형평성 제고가 이차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새누리당 보도자료 10.28 참조).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법개정 사안 중 중요한 것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큰 틀은 재직중인 자와 신규임용될 자를 구별하여 별도 제도를 적용하는 형태이다. 다만 재직자의 경우 신규자에게 적용되는 안을 임의로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표 2>에는 연금수급자에게 적용할 개정사안이 정리되어 있다. 각 표의 맨 우측 평가란에는 개정안에 대한 필자의 평가 혹은 필자가 생각하는 대안의 큰 방향을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표 1>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법 주요 개정사항 : 재직자와 신규임용자

구 분

현 행

개 정 안

평가

재직자 (2015년 이전 )

신규자(2016년 이후 )

공무원 기여율(정부 부담률)

7%

2016년8.0% → 2018년10%

2016년 4.5%

제도 지속불가능, 정 부 부담율 더 높여야

연금 지급률

1.9%×n

n:재직연수

2016년1.35%→2026년1.25%

2016년1.15%→ 2028년1.0%

국민연금 대비 고수준, 더 낮춰야

소득재분배

없음

도입, 최근3년 전공무원 평균소득(A), 공무원 개인 전재직기간 평균소득(B)

※ 연금액 산정소득 : 0.5A + 0.5B

짝퉁 소득재분배,세

계적으로 유례없어

기여금

납부기간 상한

33년

40년

※ 2016년 기준 재직기간 29년차부터 1년씩 단계적 연장(가입기간:30년 이상33년,29∼30년34년,24년 미만 40년)

장기가입 힘든 전

문직(교수등) 불리

기준소득 상한

전공무원 평균소득의 1.8배

전공무원 평균소득의 1.5배

국민연금 대비 고수준,더 낮춰야

연금지급개시연령

~2009년임용자 60세

2010년~입용자 65세

~2009년 임용자도 2023년 퇴직시부터 2년에 1세씩 단계적 연장

(2023~24년61세 → 2025~26년62세 → … → 2031년65세)

합리적

유족연금

~2009년 70%

2010년~ 60%

~2009년 임용자도 60%

합리적

퇴직수당

(퇴직수당)

민간대비 39%

(종전기간) 퇴직수당

(법개정 이후기간) 민간근로자 퇴직금 수준의 퇴직연금, 분할지급

재직자 실익 없음,

신규자 적용,합리적

이혼시 분할

없음

이혼시 재산 분할 대상 포함

합리적

비공상 장해연금 신설

없음

재직 중 비공무상 질병 또는 부상으로 중증 이상 장애(1~7급)로 퇴직시 장해연금 지급

합리적

출처 : 새누리당 보도자료 ‘새누리당,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발의’ 2014.10.28.

 

<표 2>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법 주요 개정안 : 연금 수급자

구 분

현 행

개 정 안

필자 평가

연금액인상률

물가인상률만큼 인상

물가상승률이하 : 고령화지수 도입조정

물가상승률 × [2 - (부양률 ÷ 5년 전 부양률)]

연금액에 따라 재정안정화 기여금 부과 : 물가상승률 이하 증액 연금액 상위4%, 중위3%, 저위2%

1)시간경과로 효과축소.초고령사회에 효과 발휘할 지수 도입 필요

2)재정안정 효과 불명확. 일정기간 연금동결 대상 확대 및 인상률의 한시적대폭인하

고액연금자

연금인상동결

없음

평균연금액 2배 이상자 10년간(16~’25년) 연금동결

기준 다소 높음.

1.8배 등의 대안 고려.

5년 동결후 필요시 5년 단위 추가 동결

소득심사

최소 50%지급

정부 전액 출연‧출자 공공기관 재취업 및 선거직, 근로기간중 연금전액 정지

공공기관 전반 확대 합리적.

지급율은 0%~50%로 조정

이하에서는 이상의 개정사안에 대한 필자의 평가 혹은 대안에 대해 좀더 상세히 설명한다.

공무원연금개혁, 필요하나 밀어붙이기식 개혁은 곤란

첫째, 연금개혁을 지금같은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겠느냐는 점이다. 새누리당이 주도하는 지금의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내 연금개혁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1995년과 2000년의 개혁을 위시한 이전의 공무원연금 개혁은 정부(인사혁신처) 주도로 추진되어 왔다. 최근에 행해진 2010년 개혁은 정부가 주도하였지만 이해당사자인 공무원노조가 개혁과정에 처음으로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추진되었다. 따라서 정치권 그것도 여당의 강력한 주도로 추진되는 개혁작업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의 드러난 정보를 종합해보면 새누리당안을 만든 주도적 인사는 대략 다음과 같은 그룹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경제혁신특위 연금분과위 위원(장)이었던 A 경제수석과 K 의원, 전문가 그룹에서는 순천향대 K 교수, 고려대 K 교수, 한림대 S 교수, 연금전문가인 Y 박사 등이 그들이다. 이들이 안의 밑그림과 최종안 작성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필요시 공무원연금에 밝은 M 장관이 자문역으로 참여하였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여당이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개혁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나름의 생각이 있을 터이다. “지금까지와 동일한 방식으로는 의도한 수준의 개혁을 달성하기 힘들다. 다소 무리수를 두더라도 선거가 없는 이 시기에 공무원노조 등 이해당사자의 목소리 반영을 최소한으로 한정하고 정치권 주도로 법개정작업에 나서야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평소 공무원연금을 고깝고 보고 있는 국민들의 지지도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야당도 국민들의 지지도 때문에 무작정 반대하기도 어렵다. 이상의 여건을 고려하면 개혁의 적기는 아무리 늦춰도 2015 상반기 이전이다. 따라서 겉으로는 ‘2014년 중의 개혁’을 공언하고 밀어붙여야 그나마 2015년 상반기 중에 원하는 수준의 개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이 실제로 이같은 생각으로 개혁을 밀어붙이는지는 미지수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또다른 노림수 혹은 고차원의 전략이 숨어 있는지 모른다. 다만 상식 수준에서 그동안 공개된 제반 정보를 토대로 유추해보면 이상과 같은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새누리당의 생각처럼 야당과 공무원노조, 국민일반이 움직여 줄지 불확실한 점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2010년 개혁때 당시의 행정안전부가 주체가 되어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하면서 지금처럼 요란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도 일정수준의 효과가 기대되는 재정안정화(장기적으로 소요재원의 15~20% 절감) 작업을 추진한 바 있다. 게다가 이때는 전문가, 공무원노조, 수급자대표 등의 의견을 듣고 개혁시안을 만들어 공청회와 국회를 거치면서 개정법안을 만들어 내는 등 선진국의 개혁 작업과 유사한 방식으로 민주적 절차를 밟아 법 개정에 나선바 있다. 공무원노조 대표가 다수 참여하여 개혁 강도가 약해지고 개혁효과가 장기적으로 발생하도록 설계되긴 했지만 그 규모는 새누리당이 지금 추진하는 개혁의 기대효과와 별반 차이가 없다.

새누리당이 법률 개정안을 당론 발의한지 2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야가 이 문제에 대해 합의점이나 돌파구를 찾았다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야당은 지난 2010년때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논의의 틀을 확대하여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혹은 협의체)에서 공무원연금은 물론 사학연금, 군인연금까지 함께 논의하자고 주장한다. 야당이 별도의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이러한 구상과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노조도 지난 수 개월간 격렬하게 항의해 왔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관련 노조도 하나가 아니고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그동안 일정 수준을 유지해 왔던 투쟁력이 앞으로 얼마간 더 지속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 2014년 12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와 국민 대타협기구를 연내 구성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야당이 공식적으로 참여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람직 하기는 전문 인력과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정부(인사혁신처)가 새누리당 대변인같은 역할을 수행하지 말고 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공무원노조 대표가 여야 정치권, 전문가 그룹 등과 머리를 맞대고 얽힌 문제를 풀어나갈수 있도록 실마리를 풀어주는 단초의 역할 나아가 타협안 마련과 입법과정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새누리당도 충분한 공론화 작업없이 만들어진 개정안을 힘으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야당과 전문가그룹, 공무원노조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정부와 상의하여 합리적인 타협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 그간의 관행을 벗어난 일방통행 개혁은 민주주의가 일정부분 뿌리내린 우리 사회에서 쉽게 용인되기 힘들다. 공무원노조도 개혁의 필요성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들을 끌어들여 타협안을 모색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새누리당 개혁안, 10년짜리 시한부로 다시 개혁 논의해야

여기서는 새누리당 개혁안의 주요 사안에 대해 평가하고 필요시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가장 큰 문제는 새누리당이 내놓은 안대로 다 개혁되더라도 10년 후 다시 개혁을 논의해야 할지 모른다는 점이다. ‘10년짜리 시한부 개혁’을 추진하면서 이렇게 까지 소란을 피울 필요가 있을까 싶다. 10년짜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방식대로 개혁하더라도 재정운영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여전히 내는 것보다 받는 것이 훨씬 많아 국민의 세금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들어가 국가재정에 크게 부담이 될 형국이다. 미국은 1980년대 중반에 이미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하여 시행한 후 별도의 대규모 개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일본도 1980년대 중반에 공무원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전반에 걸친 안정된 기틀을 짠 후 2005년부터 근로자연금 일원화를 위한 본격적 개혁작업에 나서 2012년 8월 관련 법(근로자연금 일원화를 위한 후생연금보험법 등 개정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2015년 10월부터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과 동일한 방식의 연금제도로 바뀌고 이후 별도의 개혁작업 없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제도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처럼 양국의 경우 한 차례의 큰 개혁작업으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공무원연금 제도를 구축하였다. 우리도 이들 국가의 사례를 참조하여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향후 40년~50년 사이에 대규모 개혁을 하지 않더라도 장기간 지속가능한 공무원연금 제도를 구축하는 작업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지금 시작하더라도 두 나라에 비하면 늦은 편인데 이 작업을 이번에도 하지 않고 미룬다는 것은 현 세대가 해야 할 일을 다하지 않고 후 세대로 떠넘기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받을 수 있다. 이 작업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마음만 먹으면 짧은 기간에 해낼 수 있다. 새누리당 개혁안에 정부부담 기여율을 계획치보다 높이고 급여수준을 다소 낮추는 등 지금의 개혁내용을 일부 변경하는 수준으로도 제도의 장기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도의 장기 지속가능성은 개혁 후 공무원연금의 미적립채무인 충당부채가 추가적으로 늘지 않거나 감당가능한 수준으로 억제될 경우에 담보될 수 있다. 1995년, 2000년, 2010년의 세 차례 개혁으로 수급개시연령을 올리고 기여금을 더 내며 급여를 덜 받도록 바꾸었지만 여전히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국가채무인 공무원연금의 충당부채가 지금도 매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2013년말 기준 484조원으로 추정되는 충당부채는 181조원이 연금수급자몫이고 303조원이 재직자몫이다. 이번 새누리당 개혁안은 연금수급자 몫을 약간 줄이는 대신 재직자몫을 다소 많이 줄이는 안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구조개혁안 즉 공무원연금의 급여수준을 낮추고 퇴직수당을 대폭 올리는 방안을 재직자에게 까지 적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얻는 실익이 불분명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일 기대실익이 거의 없다면 이 방식은 2016년 이후 신규자에게 적용하고 재직자와 2015년 임용자에게는 현행 방식을 토대로 한 모수개혁으로 동일한 재정안정 효과를 추구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확대된 퇴직수당은 일부는 일시금으로 일부는 퇴직연금으로 지급한다고 하지만 이를 민간 퇴직연금처럼 적립할 계획이 없다면 재직자에게 이 방식을 적용하는 의미 내지 기대되는 이점은 거의 없어 보인다. 대신 정부의 재정부담 가중과 재직자의 입직연도에 따른 수익비 격차 발생 등의 혼동이 유발되는 등 단점이 부각될 수 있다. 따라서 구조개혁안 재직자 적용에 대해서는 기대 되는 이점과 단점을 명확히 분석하여 지금대로 갈 것인지 궤도를 수정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다. 단순히 ‘국민연금+ 퇴직연금’이 적용되는 민간근로자와의 비교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이를 통해 얻는 이점보다 단점이 훨씬 클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구조개혁안(연금 약화, 퇴직수당 강화)은 신규자부터 적용 바람직

셋째, 2016년 이후 신규자에게 적용하는 급여율이 장기적으로 1.0%(2028년 이후)로 인하되더라도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우대받는다는 점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공무원연금에는 소득재분배 기능이 없고 공무원이 전체 근로자 중에서 고소득 그룹에 속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에 준하는 경력의 민근근로자 급여율은 0.75%에 상당하여 30년 가입시 소득대체율은 22.5% 정도에 머물어 공무원의 30%보다 7.5% 포인트 정도 낮다. 그런데 새누리당 개혁안에는 뒤늦게 소득재분배 기능이 추가되어 하위직과 상위직의 연금액이 소득재분배 도입 이전에 비해 5~6% 정도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하후상박’ 효과가 나타나도록 되었다는 사실이다. 주목할 점은 급여율이 1.0%이고 소득재분배 기능이 도입되어 외형상으로 보면 국민연금과 유사한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짝퉁 국민연금’으로 공무원연금은 국민연금보다 우대받게 설계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소득재분배도 근로자 전체로 보면 고소득 그룹에 속하는 공무원 내부에서의 재분배로 소득격차가 상대적으로 큰 국민연금 가입자 내부의 소득재분배와 직접 비교하기 힘들지만 공무원연금의 소득재분배 효과는 국민연금의 그것에 비해 월등히 약하다. 또 국민연금 가입자라면 고소득자로 분류되어 소득을 이전해주어야 할 그룹에 속할 이가 공무원일 경우 다수가 저소득자로 분류되어 (같은 공무원인 고소득자로부터) 소득을 이전받는다는 점이다. 이때 고소득자로 분류되어 소득을 이전해주는 이들의 다수는 연금액이 월 300만원(현행 제도 기준)을 넘는 수급자층이다. 아울러 유념해야 할 점은 공무원연금 같이 직역의 퇴직연금 성격이 강한 제도에서 가입자간 소득재분배 기능을 도입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새누리당의 개혁안은 이처럼 이색적 내용을 담고 있는 실험적인 안이다.

신규자의 급여율을 0.75%가 아닌 1%로 한 것을 공무원의 신분상 제약에 따른 각종 기회상실에 대한 보상차원의 ‘플러스알파’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플러스알파로 보기에는 그 수준이 높다는 점에서 이를 낮추고 대신 재직 중 자조노력으로 저축을 늘리도록 우대저축제도를 마련하는 등의 방안으로 신분상 제약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주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만일 급여율을 1%로 유지하고자 한다면 신규자 본인의 기여율을 4.5%가 아닌 6% 수준으로 높여 기여와 급여의 관계를 국민연금의 그것과 맞추는 방안이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관계에 대해서는 두 연금을 규정하는 관련 법의 1조에 명시된 목적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공무원연금의 목적은 국민연금의 그것과 약간 다르게 규정되어 있다. 공무원연금법 1조는 “공무원의 퇴직(퇴직급여) 또는 사망(유족급여)과 공무(公務)로 인한 부상·질병·장애(공무상요양비, 재해부조금, 사망조위금, 장해연금, 장해보상금)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지급함으로써...”라고 규정하여 국민연금 법1조의 “국민의 노령, 장애 또는 사망에 대하여 연금급여를 실시함으로써...”와 다르다. ‘노령’이 아닌 ‘퇴직’에 맞춰 ‘적절한’ 급여(연금+퇴직수당 등)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념할 점은 여기서의 우리의 논의는 퇴직수당 등을 제외한 연금만을 대상으로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짝퉁 국민연금 방식’ 공무원연금, 국민연금보다 우대받아

넷째, 개혁안의 소득상한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개혁안의 소득상한은 평균과세소득의 1.5배인 670만원대로 설정되어 국민연금의 408만원보다 60% 이상 높다. 바람직하기는 소득상한을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의 소득상한과 일치시키는 것이므로 이를 염두에 둔 상한설정이 필요할 것이다. 한 가지 방안은 상한을 평균과세소득의 1.2배인 570만원대로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의 그것과 일치시키는 것이다. 소득상한을 낮추면 재직시 기여금이 낮아지고 이는 은퇴후 수급 연금액의 인하로 이어져 재정 안정에 도움이 되고 공무원연금 수급자간 형평성은 물론 국민연금 수급자와의 형평성까지도 개선할 수 있다. 우선순위가 높은 개선안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연금수급자에 대한 일련의 신설 조치 및 기존 조치 강화가 이대로 좋겠느냐는 점이다. 먼저 연금액 수준에 따라 재정안정화기여금의 차등 부과가 고려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재정안정 효과, 수급자에 미치는 파급효과 등이 체계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다. 4%~2%의 차등화 여부가 꼭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한시적으로 연금인상률을 동결하는 대상을 늘리거나 한시적으로 인상률을 대폭 낮추는 방안이 더 나은 대안이 아닐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고액연금자 연금인상 동결의 경우 그 대상이 평균연금액의 2배 이상이고 동결기간 이 10년인데 2배 기준이 다소 높아 대상자가 지나치게 줄고 동결기간 10년이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지니는지 근거가 분명치 않다. 대상자를 평균연금액의 1.8배 수준으로 낮추고 동결기간은 5년으로 단축하되 경과를 봐가면서 5년 단위로 연장토록 하는 대안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소득심사의 경우 전액 정지 대상자가 지나치게 좁게 설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대상자 확대가 바람직하다. 전액 정부 출자·출연 기관 대신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하는 대신 지급율을 0%~50%로 차등화하는 것이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공무원연금 관련 정부의 총재정부담(연금부담금+퇴직수당+적자보전금)의 단기적, 중기적 감소를 개혁목표로 내세우는 있는데 이는 근시안적 접근이라는 점이다. 2050년까지 총재정부담이 증가하더라도 개혁 착수후 10년이 되는 2026년 이후 충당부채가 늘지 않도록 하면서 2050년 이후 총재정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비중있게 검토되어야 한다. 중장기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지금 지출을 늘리고 초고령화로 재정이 어려워질 장래에 지출을 줄이는 것이 비용효율적인 개혁임은 말할 것도 없다.

위의 ‘연금액 인상률’에서 개혁안을 인상률을 물가상승률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고령화 지수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물가상승률 × [2 - (부양률 ÷ 5년 전 부양률)]” 방식으로 적용하자고 제안한다. 그런데 이 방식은 개혁 초기에 인상률을 물가상승률보다 꽤 낮춰 적용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물가상승률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높여주자는 것으로 초기, 중기에 연금재정 안정화에 기여효과가 일정 부분 나타날지 모르지만 정작 수급자가 대폭 늘어나는 장기에는 오히려 재정안정 효과를 줄이는 대표적인 근시안적 접근이라고 이해될 수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에 적용되는 물가상승률 수준에 맞추겠다는 의도로 이해할 수도 있으나 개혁안에 따르면 장기에 가서도 급여수준이 국민연금보다 높게 유지될 공무원연금에 대해 국민연금의 연금액 인상률과 동일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할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개혁 대상인 공무원 입장에서의 대비책, 함께 고민하고 해법 제시해야

일곱째, 가입자인 공무원 입장에서 제도개혁의 파급효과를 바라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시점이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개혁안은 파급효과 고려시 총재정부담에의 미치는 영향 등 고용주인 정부 입장에서의 시점을 강조하는 반면 연금과 퇴직수당 등 총급여액의 감축으로 노후소득보장이 약화되는 공무원의 입장을 거의 배려하지 않고 있다. 개혁안 발표후 뒤늦게 정년연장, 급여인상 등이 논의되기 시작하였지만 임시변통적 대응의 성격이 강하고 이때껏 체계적 검토를 거친 구체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사실 이번 새누리당 개혁으로 기대되는 재정절감 효과는 많게 잡아도 개혁 이전 대비 17~18% 수준인데 정년을 연장하고 급여를 인상하면 이같은 재정절감 효과가 대폭 줄거나 오히려 재정소요가 증가될 수도 있다. 요컨대 공무원연금 개혁을 설득력있게 추진하려면 정년 연장과 급여 인상의 필요성 등 예상되는 관련 근로조건의 변화 사안까지 복합적으로 검토하는 등 좀더 치밀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하여 정부가 추구하는 최종목표는 공무원연금에 투입하는 재정의 총규모를 줄이는 것보다 이를 포함한 공무원인건비 총액의 증가율을 억제하여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일 것이다. 이렇게 보면 공무원연금 재정을 현행대로 두거나 약간만 줄이고 공무원 급여수준을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정책을 펼쳐 공무원 인건비 총액의 증가를 목표 수준 이하로 줄이는 것이 더 수월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같은 급여정책을 시행할 수 있고 또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공무원연금을 줄인다고 하자 한쪽에서 바로 그렇다면 공무원 급여를 올려달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현실에서 알 수 있듯이 제대로 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유관 정책간의 상호관계를 종합적으로 조망하면서 상충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연금개혁에 따른 재정 절감 규모는 정년과 급여 체계가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계산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정년연장과 급여인상이 추가되면 인건비 총액은 늘어날 것이다. 국민들이 납득시키려면 관련된 체계적인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종합적 재정안정 효과를 시산하여 해당 정보를 공개하고 그 위에서 합리적인 타협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 급여수준이 삭감될 공무원의 예상되는 노후대비 저축행동의 변화 고찰, 바람직한 공무원의 표준적인 저축설계 모형 예시 등을 통해 연금 개혁으로 공무원의 은퇴후 복리후생 수준이 급격히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재직시 스스로 은퇴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필요시 연금 이외의 방법으로 이들의 자조노력을 지원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새누리당이 발의한 개혁안에 대해 몇 가지 주요 사안을 중심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해 보았다. 금번 개혁안은 향후의 여야간 협의시 토대가 되는 기초안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협상의 결과 새누리당 개혁안 중 일부 내용이 빠지고 추가되는 형태로 수정, 보완되어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여느 때처럼 정부(인사혁신처)가 주도하고 전문가, 노조, 수급자 대표가 참여하여 안을 만들면 공론화 과정을 거치더라도 국회에서 논의하면서 시간을 끄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에는 여야 협상과 사회적 합의(혹은 협의) 등의 작업이 남아 있지만 청와대가 강력히 주문하고 이에 부응하여 여당이 당론 발의한 상황이므로 협상과정에서 여야가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져 쟁점 사안을 챙기고 양보하는 과정에서 정략적으로 통과될 가능성도 부정하기 힘들다. 아무쪼록 앞으로 전개될 여야간 협상과 사회적 논의 과정에서 위에 지적한 사항 등이 보완되어 한동안 개혁 논의가 화두에 오르지 않아도 될 공무원연금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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