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봉의 부동산 S·H·O·W
봉준호 지음, Hans & Lee 펴냄, 1만5천원
날마다 10가구의 집을 보러 다니는 남자, 부동산 컨설팅 한 번 해주는데 최고 500만원을 받는 남자, 시간당 강연료로 300만원을 받는 남자. 부동산 투자 전문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지은이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다.
이 책은 지은이가 내다본 부동산 투자 유망지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다.
봉준호씨는 지난 1985년 400만원짜리 월세 단칸방에서 살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러다가 주식 투자에 실패하고 부동산에 뛰어들었다. 부동산은 법학, 경영학, 경제학, 건축학, 철학, 미학, 세무회계학이 뒤섞인 학문. 건축공학을 전공한 지은이는 집 근처 대학 도서관에서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했다고 한다. 건설회사를 다녔던 경험도 있는 바에야 지은이의 선택은 당연해 보인다. 처음에는 재개발, 재건축조합에 대한 컨설팅을 하다 조합원 컨설팅에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본격적인 부동산 전문가가 된 모양이다.
하루에 10가구를 보고 다닐 정도로 지은이는 철저히 현장 중심의 이야기를 펼치고 있다. 그의 이론 역시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한다. 깡통이 굴러가는 아파트는 사지 말라는 게 한 예다. 아파트는 평지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 제목 <부동산 SHOW>는 지은이가 현재 하고 있는 실용 강의 부동산 쇼에서 따온 것이다.
지은이는 개발 계획의 정보 제시에 그치지 않고 그 계획의 근거와 향방을 분석한 후 그 지역의 블루칩 부동산을 가르쳐 주고 있다.
‘동서와 남북을 잇는 황금노선 9호선’ ‘서울역의 재도약 인천국제공항철도’ ‘꿈의 철도 경의선 복선 전철’ ‘남부 신도시를 살리는 분당선 연장선’ 같은 대목이 그 중 일부다. 구체적인 블루칩 부동산 목록까지 수록해 놓았으니 가서 사기만 해도 될 지경이다. 하지만 족집게처럼 집어준들 돈 없는 이에겐 그림의 떡이다.
이재현 기자 yjh9208@economy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