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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척추관절통증도 악화시킨다
'흡연' 척추관절통증도 악화시킨다
  • 박선영 기자
  • 승인 2013.02.12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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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세상병원, 환자 10명 중 3명이 흡연자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내가족, 이웃까지도 병들게 합니다. 담배연기에는 발암성 물질인 나프틸아민, 니켈, 벤젠, 비닐 크롤라이드, 비소, 카드뮴이 들어있습니다."

우리나라 담뱃갑에 표시된 경고 문구다.

올 초 국민건강증진법 시행 확대로 식당ㆍ주점ㆍ커피전문점 등 실내 흡연이 전면 금지됐지만 여전히 흡연자들은 틈새를 찾아 나선다. 최근처럼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파 속에서도 실외에서 덜덜 떨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2012년 통계청 발표(2012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20세 이상 인구 중 담배를 피우는 비율은 24.0%. 10명중 2.4명꼴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흡연이 허리통증에 악영향을 끼치고 디스크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은 잘 모르고 있다. 허리뿐만 아니라 목, 팔, 무릎 등 관절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이는 간접흡연자에게도 마찬가지다.

바른세상병원 조사, 척추관절 통증환자 중 흡연자 29.8%  

바른세상병원은 최근 척추와 관절부위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 322명(남성 138명, 여성 184명)을 대상으로 흡연유무를 조사한 결과 전체 29.8%인 96명이 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척추관절 환자 10명중 3명이 흡연자인 셈이다.

척추관절 통증을 갖고 있는 흡연자들은 평소 흡연이 통증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 56.3%가 '그렇다'고 답했다. 흡연자 성별로는 남성이 91.7%(96명 중 88명), 연령별로는 30대 환자가 흡연율 37.5%(36명)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환자 연령 비율은 30대 25.5%(82명), 40대 21.7%(70명), 50대 31.7%(102명), 60대 14.9%(48명), 70대 이상 6.2%(20명) 순이었다.

척추관절 환자의 흡연자 비율이 29.8%로 나타난 것은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현 국내 20세 이상 성인 평균 흡연률 24.0%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5%나 높은 수치로, 흡연자의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가 '흡연이 통증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동원 원장은 "척추ㆍ관절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흡연자인 환자들에게 흡연이 통증을 악화시킨다고 아무리 설명을 하고, 금연을 권해도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하며,"흡연을 지속할 경우는 치료효과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수술 예후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흡연으로 인해 체내 쌓인 니코틴은 칼슘 등의 미네랄을 감소시켜 척추 뼈에 미세한 골절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이로 인해 허리통증을 불러온다.

또 흡연으로 생기는 일산화탄소는 체내 산소공급을 방해하고 혈액의 기능을 떨어뜨려 모세 혈관 축소와 혈액 순환 방해의 주범이 된다.

척추 뼈에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척추 디스크의 영양공급 또한 어려워지는데, 디스크 영양공급은 자체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전적으로 척추 뼈의 혈액을 통해 확산되기 때문이다.

흡연으로 디스크에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디스크 수핵의 수분이 빠지면서 딱딱해지고 주위 조직이 상하면서 디스크가 터지고 통증이 발생한다. 요추동맥의 혈액순환이 감소되면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요통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흡연자가 허리디스크로 척추유합술이나 고정술을 받을 경우 금속 고정물이 척추에 고정되지 못하고 실패할 확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5배나 높아지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는 흡연으로 인해 혈액내의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고 일산화탄소의 양이 높아지면서 혈관이 수축되고 조직 내 산소량이 부족해지는데 이런 경우 뼈의 생성력이 떨어지면서 뼈 융합이 잘 일어나지 않아 실패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담배는 근육과 관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흡연자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에 비해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흡연을 계속 하면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고 골절이 발생하기 쉽다.

니코틴이 콜라겐을 파괴하면서 근육이 약한 통증환자는 더 많은 통증을 느낀다.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사람이 흡연을 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도 미국정형외과학회에서 발표한 바 있다.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인공관절재수술 위험이 10배가 높다는 내용으로 인공관절수술에 이용된 초소형 경량의 금속소켓에 발생한 장애도 비흡연자는 3.4%인 반면 흡연자는 9.1%로 나타났다.

美 로체스터 의대 정형외과 글렌 레히틴 박사 발표 "금연하면 허리통증 완화"

흡연과 통증과의 연관성은 최근 미국에서도 발표됐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의과대학 정형외과 전문의 글렌 레히틴 박사는 '뼈-관절 외과학 저널(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작년 12월호에 "척추에 문제가 있어 수술을 받았거나 비수술적 치료를 받은 환자 5천333명을 대상으로 8개월 동안 실시한 조사 분석결과 담배를 끊는 것이 허리 통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전에 담배를 피우다 끊은 환자와 담배를 전혀 피운 적 없는 환자들이 현재 담배를 피우거나 이 조사 진행 중 담배를 끊은 사람에 비해 허리통증이 훨씬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치료 중 담배를 끊은 환자가 계속 담배를 피운 환자에 비해 통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척추질환으로 요통을 겪는 환자들은 치료의 종류에 관계없이 금연이 통증 완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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