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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노믹스’, 버블해소, 부패방지 실패 가능성 커
‘리코노믹스’, 버블해소, 부패방지 실패 가능성 커
  •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박사
  • 승인 2014.01.16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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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특집6> 지속성장 위한 7대개혁과제…구조개혁 실패 지연시, 리스크 확대로 세계경제에도 부정적 영향 파급

구조적 문제에 직면한 중국경제

시진핑 정부로 들어오면서 중국 경제는 5분기 연속 7%대의 성장에 머물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냉각되었던 제조업 경기가 반등하며 하반기 회복세가 전망되고는 있지만 그림자 금융, 지방부채, 부동산 버블 등 잠재 리스크로 인한 경착륙 우려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중국 지도부도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8년처럼 막대한 경기부양을 자제하고 있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지난 30년간 한계를 모르고 달려왔던 폭주기관차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서이다. 그렇다면 중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무엇일까? ‘리코노믹스(Likonomics)’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중국경제의 구조개혁은 잘 되고 있는가?

시진핑 정부부터 출현하고 있는 신조어가 있다. 바로 리코노믹스(Likonomics)이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말로 중국경제 구조 개혁을 통해 단기적 성장보다는 지속적이고 안정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조를 의미한다.

리코노믹스의 7대 구조개혁 방향

성장 전환

수출에서 소비중심 성장

산업 재편

고부가·친환경 산업재편

금융 개혁

금리 등 가격개혁, 자본시장 개방

경제버블 해소

과잉 산업 분야, 부동산 규제

양극화 해소

농촌주민 소득향상, 중서부 개발

노동인구 감소

산아제한 완화

부패방지

부패법안 마련

무엇보다 인위적인 대규모 경기부양을 지양하고, 지속적인 구조개혁을 고수하겠다는 의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 2011년 중국정부는 12차 5개년규획을 통해 성장전환, 산업재편 등 구조개혁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3년을 지나가고 있는 지금 개혁은 잘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중국경제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개혁성과에 따라 향후 중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중심 성정전환 위해 최저임금 인상, 감세 등 추진

중국경제의 개혁은 성장전환, 산업재편, 금융개혁 등 7가지 큰 틀에서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수출에서 소비중심의 성장전환은 여전히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30년 동안 중국경제의 성장을 견인해왔던 수출 부문이 최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경제 회복 지연으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더욱이 중국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소비중심의 성장 전환도 미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World Bank(2013)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2011~2015년 사이(12차 5개년 계획 기간), 전체 GDP 대비 투자는 42%, 소비는 56%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2011~2012년 간 GDP 대비 소비, 투자의 비중은 각각 49%, 48%에 머물고 있어 소비 중심의 성장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중국정부가 정책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감세 등 소비 촉진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당분간 교통인프라, 도시화 등에 따른 투자가 성장의 동력으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부가 산업재편은 단기적 달성 어려워

둘째, 고부가 산업 재편을 위한 정책 효과도 미흡한 상태이다. 2012년 현재, GDP 대비 서비스업 비중은 44.6%로 제조업 45.3%에 근접했으나, 여전히 요식업, 도소매업 등 저부가 서비스업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GDP 대비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이 2010년 현재 약 34.2%로 태국 36.6%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나, 총제조업 부가가치 대비 중고기술(High, Medium-technology)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이 40%대로 독일 57%, 일본 54%보다 낮은 수준일 뿐 아니라, 총제조업 수출 대비 중고기술 제조업 수출 비중도 2010년 61%로 경제수준이 비슷한 일본 80%, 독일 72%에 비해 크게 못 미치고 있다.

▲ 지난 6월 11일 오후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의 주취안위성발사센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선저우 10호에 탑승해 우주 공간으로 갈 3명의 우주인 녜하이성(聂海勝), 장샤오광(張曉光), 왕야핑(王亞平)과 인사하고 있다. 선저우 10호는 이날 오후 5시38분(현지시간) 시 주석이 현장 참관하는 가운데 창정(長征) 2호-F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네이멍구=신화/뉴시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향후 2020년까지 산업구조를 친환경, 고부가가치형으로의 재편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시진핑정부 초부터 마련되고 있는 자동차, 철강, 조선, IT 등 9대 산업 재편안과 2030년까지 신에너지, 생명과학, 우주항공 등 7대 기초과학 분야 육성뿐 아니라 2022년까지 전국 27개성에 대한 95개 노후산업단지 재편 등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향후 10년 이후 달성 가능한 계획들이어서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유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 지속

셋째, 금융시스템도 선진화가 미약하여 금융안전망에 대한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중국 금융시스템은 2003년 주식제 개혁을 통해 국유은행들이 일부 민영화하였으나, 여전히 정부 관료가 경영하고 있는 사실상 국유 상업은행 체제가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총대출 중 국유 성향이 남아있는 대형은행 대출 비중은 2012년 현재 65%로 지난 2000년 83%보다는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금융관리감독체계도 은행, 증권, 보험 등 3개 분야로 나눠져서 관리하고 있어 업무 내에서 충돌 등 통합적인 금융 감독이 미흡한 상태이다.

최근에는 시중 은행의 자산운용상품(WMP) 업무 등 부외거래가 성행하면서 그림자 금융 확산(Shadow Banking)이 확산되는 부작용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은행의 증권업무 제한, 예금보험제도 도입을 통한 금융 안전망 개선, 금융감독기구 신설을 통한 금융감독 강화 등 금융 선진화를 위한 노력이 가속화 되고 있다. 하지만 국유중심의 은행 체제 고수 의지가 지속되는 한 금융개혁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버블도 해소되지 않아

넷째, 과잉 투자, 부동산 버블 등 버블 해소에 대한 정책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2008년부터 중국경제는 과잉투자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GDP 대비 고정자산투자 비중은 2012년 48.8%로 지난 10년간 40%를 상회하며 과거 고속성장 시기였던 1970년 일본과 1991년 한국 수준을 초과하고 있다. 더욱이 북경, 상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버블도 심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 주택 구매능력 평가 보고서(International Housing Affordability Survey)에 따르면,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rice to income ratio)이 3배 이하일 경우 가장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북경, 상해 등 중국 주요 도시의 2012년 현재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rice to income ratio)은 각각 약 19배, 15배로 뉴욕, 런던 등 국제도시에 비해 2~3배 높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8월 중국국무원은 과잉생산이 많은 조선업에 대해 2013~2015년까지 3년간 ‘조선산업의 구조조정 촉진과 산업 업그레이드 방안(船舶工业加快结构调整促进转型升级实施方案)’을 제시하고 있다. 또,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주택매매 차익 과세 등 규제를 크게 완화시킬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규제강화가 단기적인 과잉생산, 버블 심화 등 문제점 억제에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산업경기 둔화를 장기화할 수 있는 문제점도 상존한다.

빈부격차, 도농간 소득격차, 지역격차도 확대되는 현실

다섯째, 도·농간 및 지역간 소득 불균형 등 경제 양극화 심화 해소는 근시안적 대책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 30년간 중국의 지니계수는 1980년 0.3에서 2012년 0.47로 소득불균형 확대에 따른 빈부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중국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농간 소득격차는 지난 1980년 2.5배에서 2012년 3.1배로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 도시주민 1인당 가처분소득도 24,565위안으로 농촌주민 1인당 순소득 7,917위안의 3.1배로 1980년 2.5배보다 도·농간 소득격차가 확대된 상태다.

더욱이 지역별로도 동부와 중·서부 및 동북간 지역격차가 축소되고 있지 않는 양상을 띠고 있다. 2012년 현재, 지역별 GRDP 비중은 동부지역 51%, 중부 20%, 서부 20%, 동북 9% 순으로, 지난 30년간 동부지역에 대한 경제 편중 현상은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 농촌 노동인구의 도시 호적 허용 범위 확대, 중·서부 개발 등은 향후 경제 양극화 해소에 일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신성장산업 등 지역별 산업 클러스터 조성 계획에서 일부 도시가 대다수 사업 분야에 중복되어 있어 향후 지역격차 확대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

2015년 기점 생산가능인구 급격히 감소

여섯째, 인구보너스 약화에 대해 산아제한 규제 완화는 일부 효과가 기대되나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은 2015년을 기점으로 인구부양비가 반등하여 사실상 ‘인구 보너스’ 가 소멸되는 루이스 터닝 포인트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노동연구소 차이팡(蔡昉) 소장은 오는 2015년을 기점으로 중국이 생산가능 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따른 인구부양비 반등으로 인구보너스가 빠르게 소멸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30년간 고도의 성장을 이뤄왔던 중국 경제가 노동생산성 하락으로 중진국 함정 진입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노동인구 1인당 GDP 증감률은 2001~2010년 9.43%까지 상승하다 2011~2020년에는 7.91%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을 뿐 아니라, 총요소 생산성도 1991~2000년에 9.91%에서 2001~2010년에 9.45%로 하락한 후 2011~2020년에는 7.39%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지난 1979년부터 도입된 ‘한자녀 정책’을 2016년부터 산아제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향후 2014~2015년까지 ‘부부 한쪽 독자의 두자녀 허용(单独二胎)’ 정책 추진하다가 2016년부터는 ‘두자녀 정책(二胎化)’ 본격화할 것으로 정책을 수정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생산성 하락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저출산율 기조가 중국만 예외일지 의문이다.

반부패 사정작업도 성과 미지수

일곱째, 정계 및 사회에 만연하는 부패방지를 위한 노력도 한계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매년 발표하고 있는 부패인식지수를 살펴보면, 중국은 지난 10년간 OECD 평균에 크게 밑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2년 중국의 부패지수는 3.9p로 OECD 평균 6.9p의 절반 수준으로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국가와 비교해서 국가 청렴도가 매우 낮게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 등 고위급 공무원의 부패 스캔들이 최근 더욱 확산되고 있어 부패방지를 위한 사정작업이 공산당내 분열을 야기하는 양상으로 확대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진핑 주석이 반부패 법안 마련, 공직자 비리 척결 등 강도 높은 사정작업을 부르짖고 있지만 임기 내에 성사시킬지는 미지수다.

성공과 실패의 우려 상존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상기 7개 분야에 대한 리코노믹스 개혁은 성공과 실패 우려가 동시에 상존한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 버블 해소, 부패 방지 등 2개 분야는 구조 개혁 실패 가능성이 다른 개혁案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중국정부는 향후 정책적으로 미흡하거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시도가 예상된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날 경제 구조적 리스크 확대로 경기 경착륙 우려가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중국 논어에 ‘회사후소(繪事後素)’라는 말이 있다. 그림을 그리려면 흰바탕이 잘 준비되고 난후에 채색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중국경제가 흰색을 잘 칠하려고 하는 것이라면 향후 어떻게 채색하느냐에 따라 지속적인 성장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그렇지 못한다면 중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불행은 또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10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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