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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자립과 순환 중심의 완주군 농촌정책
지역자립과 순환 중심의 완주군 농촌정책
  • 임경수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장
  • 승인 2014.09.09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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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에서 로컬에너지/에듀 통해 지역기반 풀뿌리 협동조합 육성 확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매니패스토 운동본부의 요청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공약을 분석한 적이 있다. 전국의 시장과 군수의 공약을 지역개발 전문가의 시각으로 분류하여 분석하고 다음 기수의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자치단체장의 공약개발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의도였다. 흔히 사용하는 분류대로 기업유치, 농업, 관광, 교육, 문화, 복지 등으로 공약을 나누어 비중이나 특징 등을 분석해보았지만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다른 분류방법을 써보기로 하였는데 공약을 다음과 같이 성격에 따라 분류하는 것이었다. 첫째, 외부에서 돈을 벌어오기 위한 공약, 둘째, 주어진 예산을 잘 쓰고자 하는 공약, 셋째, 순환경제의 개념으로 내부에서 일자리를 만들고자 하는 공약. 예상한대로 두 번째 공약의 비중이 대개 높았으며 낙후지역일수록 첫 번째 성격의 공약을 많이 제시하였다. 하지만 어디나 비슷하게 세 번째 공약은 찾기 어려웠다.

세 번째 성격의 공약을 찾아보고자 한 것은 다른 공약도 중요하지만 지역 단위 소도시 경제는 서울 등 대도시의 경제에 종속되어 파편화되고 있어 이를 막거나 완화하는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외부로부터 벌어들인 돈은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며 시혜성 주민 지원사업도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완주군은 2008년부터 세 번째 성격의 정책을 획기적으로 시도하면서 2010년 지방선거에 다양한 공약으로 발전시켰으며 2014년 현재 전국에서 매년 3만명 이상 관련 사업을 배우기 위해 견학을 올 정도의 성과를 내고 있다. 완주군의 이러한 지역 자립과 순환에 기초한 정책과 사업을 살펴보고자 한다.

완주군의 농촌활력정책

완주군의 농촌활력정책은 완주군의 농업농촌발전을 위해 구상한 '약속 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완주군은 2008년 5월 완주군의 농업활성화와 농촌활력증진을 위해 농업농촌발전 '약속(Promise)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추진키로 한다. 약속 프로젝트는 생산과 유통, 농업 회생과 농촌 활력을 위해 12개 시책사업에 대해 5년간 100억원의 군비를 집중 투입하는 사업이다.

완주군의 약속 프로젝트는 안팎의 농업환경 변화에 따라 단기적인 처방으로 농업농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절박감에서 기획되었다. 약속 프로젝트는 농업의 소득안정과 농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과제를 생산혁신, 유통혁신, 경영회생, 활력증진, 복지혁신 등 5개 분야로 세분화하여 기획하였다.

분야

세부시책

비고

생산혁신

․조사료의 기획생산

․축분퇴비화

순환농업실현

유통혁신

․로컬푸드형 유통회사 설립

․영세농가 농산물 순회수집

․대기업 종사자 대상 금요장터

로컬푸드 중심의

유통

경영회생

․농가경영회생기금 조성 (5년간 100억)

․경영회생을 위한 컨설팅

부채농가 경영회생

농촌활력

증진

․도농교류 거점마을 100개소 조성 (파워빌리지)

․체험마을의 통합관리를 위한 도농교류센터 설립

․커뮤니티비지니스 연계 추진

체계적 농촌개발

복지혁신

․현장밀착 서비스를 위한 8272민원기동반 설치

․농촌노인복지형 두레농장 조성

전달체계 확립

생산적 복지

완주군은 이와 함께 2008년 3월 31일 재단법인 희망제작소와 '완주군 희망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협약을 체결하고 다양한 사업을 함께 하고 있었다. 완주군은 기획실 직원을 희망제작소에 파견하여 희망제작소와 다양한 협력사업을 발굴 추진하도록 하였고 희망제작소는 주민중심의 발전정책을 만들고 지역주민 및 공무원 교육을 운영하였다. 따라서 약속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희망제작소와도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해나간다. 희망제작소는 완주군 발전을 위해서 완주군민이 스스로 지역의 자원을 발굴하고 조사하여 이 자원을 바탕으로 지역을 발전시키는 '신택지리 사업', 주민주도형 풀뿌리 경제사업을 지원할 '커뮤니티 비즈니스 센터'의 설립, 완주군의 공간적 경쟁력을 높일 '정원도시 완주' 등의 사업을 제안한다.

한편 2010년 6월 지방자치선거가 끝난 후 완주군은 행정조직을 개편하는데 약속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농촌활력과를 신설하였다. 농촌활력과는 이전에 여러 부서에서 산재되어 벌어지고 있던 농업, 농촌사업 중에 연계효과를 높여야 하는 사업을 한 부서에서 관리하도록 하였다. 농촌활력과에는 약속프로젝트의 핵심인 마을회사육성, 로컬푸드, 커뮤니티비지니스, 도시민유치, 지역일자리 담당을 두었다.

완주군의 농촌활력사업의 중요한 특징 중에 하나는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간지원조직은 행정(官)과 주민(民) 사이의 역할을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행정조직은 주민과 밀접하게 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고 담당자가 자주 바뀌어서 연속성이 부족하며 창의성을 발휘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지역주민에 대한 교육, 인적자원의 발굴, 사업계획의 수립, 사업추진에 대한 관리 등의 역할을 맡는 조직을 중간지원조직이라 한다. 농촌개발과 관련해 컨설팅 기관이 이러한 역할을 하기도 했으나 컨설팅 기관은 용역사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그 역할을 할 수 있으나 사업의 시행단계, 더 나아가 사업의 실행단계까지 연속성을 가지고 역할을 해줄 수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즉 중간지원조직은 사업의 책임성과 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완주군은 농촌활력사업의 핵심을 담당할 중간지원조직을 만들었는데 마을회사육성센터, 로컬푸드지원센터, 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 도농순환센터 등이다. 이러한 중간지원조직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고산면 삼기리의 삼기초등학교 폐교를 매입하고 개조하여 ‘지역경제순환센터’라 이름 붙였다. 초기 지역경제순환센터에는 4개 지원센터가 활동했으나 지금은 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만 활동하고 있다. 계약직 공무원의 형태로 농촌활력사업을 지원하던 다른 지원센터의 인력은 완주군청으로 흡수되었거나 사업단으로 독립하기도 하였고 일부 기능은 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로 흡수되었다.

▲ 완주군이 학부모를 찾아가 교육정책의 의견을 듣는 ‘찾아가는 열린교육 토크마당’. 지역의 교육환경을 개선시키기 위한 ‘로컬에듀’ 일환이다. 사진=뉴시스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는 희망제작소에 의뢰한 ‘완주군 커뮤니티비지니스 육성방안 용역’을 기반으로 하여 설립되었다. 지역은행, 농협, 신협과 같은 완주군 관내의 주요 민간기관과 일부 지역주민의 출자에 의해 재단법인으로 2010년 6월 출범하였다. 2010년 커뮤니티비지니스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1년까지 주로 커뮤니티비지니스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했지만 2012년부터 센터장을 선임하고 완주군의 마을사업과 귀농귀촌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는 2011년까지 센터의 기본 운영비와 커뮤니티비지니스와 관련된 사업비를 위탁사업의 형태로 완주군의 예산에 편성하여 운영하였으나 2012년부터는 기본 운영비의 70%와 커뮤니티비지니스 관련 사업비를 완주군의 예산에 편성하고 농림부, 고용노동부 등의 중앙정부 공모사업과 함께일하는재단, SK행복나눔재단 등 민간단체의 공모사업을 통해 완주군에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완주군의 마을회사육성, 로컬푸드를 통한 유통혁신, 커뮤니티비지니스 육성, 농촌일자리 창출 등의 농촌활력사업은 사회적경제의 영역에 속하는 사업들이다. 이는 원래 완주군에서 농촌활력사업을 기획할 때 시장정책에서 소외된 농민, 주민을 대상으로 하여 시장지향적이지 않은 사업을 기본적으로 구상했기 때문이다. 이를 잘 반증하고 있는 사업이 두레농장사업이다. 두레농장은 마을의 노인들이 다른 마을, 혹은 멀리 품을 팔러나가지 않고 마을에서 용돈벌이 정도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를 지원하면 마을 노인들이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하고 마을 노인들을 돕는 젊은 사무장을 채용할 수 있다. 단순히 소득을 높이는 사업이 아니라 노인 일자리와 노인복지를 결합한 소셜비지니스의 성격을 강하게 가지고 있다.

농촌활력사업으로 거둔 성과

2013년까지 농촌활력사업을 통해 완주군 관내 420여개 마을 중에 110여개의 마을이 마을회사육성사업을 시작하였고 이중 십여개 마을은 6차산업으로 발전하여 생산, 가공, 유통, 관광을 복합화하였다. 모든 마을이 체험, 휴양 등의 관광사업은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의 마을은 로컬푸드를 생산하거나 된장, 고추장, 두부, 김치 등의 가공사업을 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복지문제와 소득창출을 동시에 해결하고자 하는 두레농장은 12개 농장이 만들어져 마을단위에서 어르신들이 모여 가깝고 쾌적한 작업장에서 건강과 소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커뮤니티비지니스 사업단은 제과, 에너지, 교육, 문화, 복지 등의 분야에서 40여개 사업단을 창업시켰는데 다문화 여성들이 참여하는 마더쿠키는 2013년 마을기업 경진대회에서 전국 1위를 하기도 했고 아동복지 협동조합과 지역신문 협동조합은 소셜벤처대회에서 상금을 받기도 했다.

로컬푸드는 소비자가 월 10만원을 내면 1주일에 한번씩 2만5천원 상당의 농산물을 보내주는 꾸러미사업단 1개소와 제3섹터 방식으로 운영하는 직매장 3개소, 농협이 운영하는 직매장 4개소가 운영 중인데 마을회사, 두레농장,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단 뿐 아니라 고령농과 소농의 중요한 소득 창출 창구가 되고 있다. 이 밖에 가공시설을 서로 공유하는 거점가공센터, 학교급식을 지원하는 공공급식센터 등이 설립되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관내의 관광자원과 마을자원을 묶어 관광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도시민을 끌어들이는 대안여행사업단이 있다.

결국 완주군의 농촌활력사업의 구조는 행정과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는 중간지원조직이 중심에서 활동하며 마을사업, 커뮤니티비지니스, 두레농장 등의 공동체 사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이러한 공동체 사업조직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소비자, 고객에 접근할 수 있도록 외곽의 사업조직이 협력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견인하고 있다. 대부분 공동체 사업이 컨설팅 기관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모든 문제에 대응하면서 시장을 개척해야 하지만 완주군의 공동체 사업조직은 안팎의 지원을 통해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완주군의 농촌활력사업과 협동조합

협동조합의 개념이 완주군의 농촌활력사업의 전략에 부합하기 때문에 완주군도 협동조합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한 농촌활력사업에서 조직하고 육성한 사업조직들은 대부분 협동조합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에서 기존의 공동체 사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연장선에서 협동조합육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마을만들기, 마을기업, 커뮤니티비지니스,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은 모두 유사한 방식과 유사한 절차에 의해 조직되거나 운영된다. 따라서 어떤 이름을 가지고 사업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은 아니고 사업내용과 조직성격에 맞게 적당한 옷을 입으면 될 것이다. 다만 협동조합의 경우 기본법에 따르면 다른 법인격의 사업조직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만들 수 있고 공동체 사업이라는 성격을 명확하게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방식보다 공동체 사업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완주군의 협동조합 육성 원칙 중에 하나는 협동조합에 대한 별도의 재정적인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농촌활력사업과 관련해서 다양한 지원사업이 추진중이고 농촌활력사업이 아니더라도 각 부서에서 농업, 농촌, 공동체를 지원하는 많은 사업이 존재한다. 이러한 지원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동조합으로 추진한다면 더 유리한 사업, 협동조합의 원칙을 잘 유지하는 것이 필요한 사업 등을 협동조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이 육성법이 아닌 기본법이고 협동조합의 속성상 지원을 많이 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정부도 완주군의 방침과 유사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에서는 협동조합과 관련해서 2012년부터 교육사업을 시작하였고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주요 관심사에 따라 묶어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며 창업한 협동조합은 컨설팅을 하고 있다. 이 밖에 농촌활력사업을 기반으로 협동조합을 육성하기 위해 4가지 정도의 방향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 첫 번째 방향은 기존의 공동체 사업 중에서 협동조합에 적합한 사업은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거나 발전시키는 것이다. 협동조합기본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창업한 공동체 사업단으로 협동조합의 틀이 더 적합한 사업단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 방향은 기존의 공동체 사업을 연계하여 연합의 형태로 협동조합을 조직하는 것이다. 생태집짓기사업단, 헌집새집집수리사업단, 한그루목공사업단을 연합하여 주거지원사업단을 조직하고 있으며 교육컨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커뮤니티비지니스사업단과 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를 연계하여 방과후학교협동조합을 조직하고 있다. 세 번째 방향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업을 기획 발굴하는 것이고 네 번째 방향은 주민들의 수요와 창의성에 기초하여 협동조합을 육성하는 것이다.

다양한 방향으로 협동조합을 구상할 수는 있으나 실제로 협동조합을 만드는 데에는 별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첫 번째 전략은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가 동원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협동조합육성에 연계하는 것이다. 협동조합과 관련해서는 <그림 5>와 같이 완주군의 정책사업, 농림부 및 고용부 등의 중앙정부 지원사업, 민간단체 지원사업 등을 적절하게 연계하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방과후학교사업의 경우 SK에서 지원하는 ‘세상스쿨’이라는 교육사업을 통해 참여할 인적자원을 발굴하였고 예비CB사업을 통해 방과후학교에 대해서, 협동조합스쿨을 통해 협동조합에 대해서 학습하였다. 후속적인 프로그램으로 노동부의 지역특화사업을 통해 완주군 방과후학교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방과후 학교 시범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즉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융합, 복합하여 하나의 협동조합을 육성하고 있다.

▲ 협동조합 육성을 위해 활용하는 다양한 사업의 융합, 복합 방안

두 번째 전략은 협동조합의 특성상 소비자, 생산자 혹은 노동자가 모여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단순히 모인다고 해서 협동조합 사업이 추진되지 않기 때문에 핵심적인 인력은 별도로 발굴, 육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순례문화 협동조합에 3개 마을주민을 조합에 가입시킨다고 협동조합사업이 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순례프로그램을 개발하고 3개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조정하고 전체적으로 고객을 모으거나 대응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북지역에서 대안관광에 관심있는 청년들을 조직하고 있다. 방과후학습의 경우에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교육지원청과 학교와 협의하고 조합원인 강사인력을 관리할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과후학교에 관심있는 학부모를 발굴하고 있고 태양광발전사업의 경우는 적절한 시설용량을 산정하고 수익률을 계산하여 조합원을 모집하고 수익금을 소액대출과 연결하여 관리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련 전공을 한 인적자원을 발굴하고 있다.

협동조합 너머 협동사회를 향해

2012년말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에서 ‘농촌, 에너지 자립은 가능하다’라는 한일포럼을 통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에너지 자립의 문제를 지역사회에 제기하였다. 이를 계기로 ‘나는 난로다’라는 고효율 난로 경진대회가 완주에서 열렸고 완주군은 로컬푸드에 이은 ‘로컬에너지’ 사업을 하고 있다. 이제까지 에너지는 모두 외부에서 사들여오는 것이었지만 이제 일부라도 지역 자체에서 생산하여 쓰자는 것이다.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올해는 완주교육지원청과 함께 로컬에듀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제까지 학교는 지역사회의 섬과 같았다. 선생님은 모두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하고 학교의 공간은 지역사회에 열려있지 않으며 지역주민이 학교의 교육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웠다. ‘로컬에듀’는 지역사회의 청소년 교육을 지역사회가 책임지자는 내용이다. 로컬에듀사업도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에서 농촌지역 청소년의 진로교육이 도시에서의 직업에 국한되어 있어 오히려 청소년들을 열악한 도시로 내몰고 있다는 문제제기와 함께 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 모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완주군이 이러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성공한 지역주민 몇 명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보려는 것이었다. 이러한 대안적인 지역사회는 외부에서 도입되거나 이식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의 역량과 지역주민의 노력에 의해서 지역주민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그에 따라 지역의 자본과 역량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부에 축적되어야 만들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의 금전적인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주민이 상호 협력하고 배려해야 한다.

완주군에서 이러한 협력과 배려의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양면 인덕마을의 두레농장 참나물 유통의 경우이다. 초기에 생산된 참나물은 전주농산물 공판장에게 출하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았고 등락 폭이 심한 서울의 농산물 공판장에 출하하기에는 두레농장의 생산이 지속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꾸러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참나물을 생산하는 시기에 맞추어 꾸러미 품목에 포함시켜주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었고 이제 두 영농조합은 생산시기와 꾸러미 품목 선정을 서로 배려하면서 맞추고 있다. 또한 용진농협의 직매장이 만들어지면서 다문화 여성들이 일하는 마더쿠키는 빵과 쿠기를, 목공영농조합 한그루는 도마, 주걱 등의 소품을 안정적으로 팔 수 있는 매장을 얻게 되었다. E21

본 기사는 월간지 <이코노미21> 5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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